영화 '인어공주'는 아름답고 슬픈 사랑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안데르센의 동화 '인어공주'와 제목이 같다.
그럼 영화는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을까.
주인공은 인어공주와 왕자님이 아닌 목욕탕 때밀이 아내와 우체부 남편이다.
억척스런 아내에게 기죽어사는 남편에겐 그만한 사연이 있었다.
거절 못하는 성품인 남편은 빚보증으로 전세금과 딸아이 등록금까지 탕진하였다.
그 후 남편은 심각한 우울 증상을 보인다.
아내의 눈치를 살피고, 말이 없어지고, 종일 TV만 물끄러미 바라본다.
어느 날 눈물을 뚝뚝 흘리면서 이젠 쉬고 싶다고 아내에게 말한다
아내는 남편을 쓸모없는 무능한 사람으로 몰아세운다.
다음날 새벽, 남편은 집을 나가버린다.
이들 부부에게도 사랑이 인생의 목표였던 시절이 있었다.
고아로 자란 연순(아내)은 해녀로 일했다.
어느 날, 물질하는 것 외에는 어떤 여유도 없던 연순은 말쑥한 외모에 선량하기 그지없는 우체부 진국(남편)을 만나게 된다.
까막눈 말괄량이에게 찾아온 사랑은 그녀에겐 목숨과도 같았다.
진국이 다른 지방으로 발령받자, 이별에 대한 고통으로 죽음까지 생각했던 그 절절한 첫사랑으로, 둘은 결혼하였고, 외동딸을 낳았다.
사랑은 모든 장애를 극복할 수 있다고 믿었다.
그때는.
사랑 이야기가 아니라 남편의 우울증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
남편은 남에게 싫은 소리 못하는 성격 때문에, 여러 번 친구에게 돈을 떼이는 일을 겪으면서, 상당기간 스트레스가 지속되었다.
장기간의 스트레스는 뇌의 신경전달 기능 장애를 초래하여 우울증을 일으킨다.
우울증은 무엇일까. 우울증은 고혈압, 당뇨병과 같은 하나의 질병이다.
마음을 강하게 가지고 정신을 차리면 될 것이라고 생각하나, 이것은 틀린 말이다.
치통이 심한 사람에게 마음을 강하게 가지라고 하는 것과 같다.
우울증은 부끄러운 '마음의 약함'이 아니라, 치료받아야 할 병이기 때문이다.
우울증은 어떤 얼굴을 가졌을까. 영화 '인어공주'의 남편처럼 직장 생활을 힘들어하는 것도 우울증의 모습이며, 치료가 잘 되지 않는 모호한 통증을 호소하는 것도 우울증의 현상일 수 있다.
우울증이 있으면 '코티솔'이라는 호르몬이 정상 수준보다 높아서, 이것이 면역계를 억제하여, 감기나 대상포진 등 감염성 질환도 잘 걸린다.
우울증의 치료제로 술을 자주 이용하기도 한다.
그러나 술은 잠시 기분을 돋우어줄 뿐, 우울증 자체를 오히려 악화시킨다.
답답하고 우울할 때, 중독이 가장 잘 되는 물질 중의 하나인 니코틴이 든 담배를 많이 피우게 된다.
실제로 흡연자가 비 흡연자에 비해 우울증이 3배 이상 많다.
음식, 섹스, 컴퓨터 게임, TV, 도박, 심지어 사랑이나 종교 등 무엇이든지 지나친 것도 우울증의 또 다른 얼굴일 수 있다.
정신의학자 빅터 프랭클은 "주어진 상황 속에서 자신의 스스로의 길을 선택하는 것은 인간의 마지막 자유다"라고 했다.
우울증, 참고 숨길 것인지, 굿을 할 것인지, 기도원에 갈 것인지, 의사의 진료를 받을 것인지의 선택은 이미 명백해졌다.
마음과마음정신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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