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국악인 김영동

입력 2004-11-06 11:03:11

순수와 대중음악을 넘나들며 독특한 음악세계를 구축한 국악인 김영동(53·푸른평화운동본부 상임이사)씨가 대구에 왔다.

5일 오후 7시 경북대에서 '세계화시대 한국음악의 역할'이라는 주제 특강에 앞서 만났다.

"동이족이 순임금 시대 음악의 근간을 세웠습니다.

중국 음악은 국악에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 김씨는 강한 어조로 국악에 대한 화두를 풀었다.

김씨는 "성행하고 있는 퓨전음악이 서양 대중음악화되면서 젊은이들의 쏠림 현상이 심각하다"며 "한 차원 높은 국악을 위해 원리를 제대로 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악이 자연, 인간의 음악인 만큼 그동안 단편적으로 취급된 국악을 주역의 바탕위에 구체화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

이를 위해 김씨는 "동이족 음악이 음양오행사상의 바탕위에 이루어진 만큼 연세대 대학원과 미국에서 동양철학(주역)을 공부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서울시립국악단 상임지휘자를 그만 둔 뒤 5년간 국악 정체성 확립을 위해 치열한 시간을 보낸 만큼 결과물을 곧 내놓을 계획임을 밝혔다.

그는 또 내년 2월부터 EBS 방송 강연을 통해 국악의 올바른 이해를 돕고 가을에는 김영동음악제를 개최, 여러 장르를 아우른 자신의 음악을 정리하며 국악의 영역확대가 어디까지 가능한지를 되짚어보는 시간도 가질 예정이다.

"서양 음악은 인간에 의해 만들어져 계량화된 반면 국악은 예도에 기초한 순수 자체입니다.

음악은 성인이 되기 위한 과정이라는 공자의 말을 명심해야 합니다.

지금의 교육은 기술 전수에 그치고 있습니다.

"

김씨는 국악 경쟁력 향상을 위해 음악 교과 과정을 철학과 통합, 총체적 사고를 가진 인재를 길러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그동안 우리가 우리 것을 부정하며 살아왔습니다.

국악인은 자기 중심적 가치를 정립해야 하며 정치, 기업가는 적극적인 후원을 해야 국악의 세계화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서양 음악을 차용한 국악 대신 제대로 된 우리 음악을 만들기 위해 촉망 받는 대금연주자에서 작곡가로 변신했다는 김씨. "예술가는 세계가 요구하는 흐름을 잡아내고 분위기를 만드는 무당이 되어야 한다"며 국제화시대 국악인이 나가야 할 방향에 대한 해법을 제시했다.

이경달기자 saran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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