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에 도움 되면 큰 보람"
"북한의 대중문화공연을 남한에 알리고, 이를 계기로 통일이 조금이라도 앞당겨진다면 큰 보람이겠지요."
지난해 7월 탈북 예술인들로 구성된 '백두한라예술단' 김옥인(36·여) 단장과 10명의 단원은 2일 문경시민회관에서 '평화통일기원 시민화합 한마당' 공연을 가졌다.
대구·경북에서는 첫 공연이었다.
"2001년 1월 고향인 평안북도 천진을 떠나 탈북한 뒤 한국에 단신으로 왔었는데, 처음엔 궁리(어떻게 해야 할지를 몰라)가 안돼 너무 막막했답니다.
"
김 단장은 평양학생소년궁전 무용학과를 졸업하고 북한에서 전국유치원 무용강습지도원을 지내며, 북한서는 춤과 장고 솜씨로 명성을 날렸지만 이곳에서는 필요가 없었다.
맨 먼저 컴퓨터와 양재(디자인)를 배우는 일에 몰두했는데, 밤잠을 자지않고 노력한 결과 지난해 한국문화센터에서 디자인기능사 자격증을 땄다고 자랑했다.
부단장인 김영옥(33·여)씨는 2001년 3월 입국했는데, "못다한 공무를 하고 싶어 이듬해 세종대 신문방송학과에 입학 했지만 공연과 강연 때문에 공부를 제대로 못해 속상하다"고 했다.
김씨는 "지난 3년여 동안 초·중·고등학교와 단체 등 1천여회의 특강을 했는데 학생들에게는 항상 북한의 학생들과 주민들 의식구조는 크게 변화하고 있으나 사회가 바뀐 것은 절대 아님을 강조하고 있다"고 했다.
평양엔 부모님 등 가족들이 그대로 남아있고 혼자 탈북했는데 항상 가족 생각에 눈물이 나지만 지방공연 때면 많은 격려가 이어져 위안을 삼는다고 했다.
평양 예술축전에서 예술상을 받았던 김은서(28·여) 단원은 2002년 8월 단신 입국했는데 그동안 공연 틈틈이 서울에서 에어로빅을 배워 지금은 강사 자격증까지 따 놓았다며 자랑했다.
김옥인 단장의 아버지인 김병수(63)씨는 딸보다 1년 늦은 2002년 3월 가족 5명이 한꺼번에 탈북했다는 것. 김씨는 지난해 '남인수가요제'에서 최우수상을 받을 정도로 평양예술단 성악배우 25년 경력 소유자로 북한에서는 인기 가극인 '낙원의 노래' 주연이었던 인물. 이곳 순회공연에서는 '감격시대', '청춘의 꿈', '무너진 사랑탑', '청춘을 돌려다오', '꽃을 든 남자' 등을 즐겨 부르는데 공연 때마다 보통 5, 6차례 앙코르가 쏟아진다고 자랑했다.
단원 중 막내인 박선녀(21·여)씨는 "한국에 와서 가장 재미있는 것은 휴대전화로 사진 찍는 일인데 너무 신기하다"며 활짝 웃었다
평양학생소년궁전 기악과 출신으로 기타를 전공한 박씨는 "6명 가족이 함께 탈북해 서울예술종합학교에 다니면서 틈틈이 공연에 나서는데 이곳 생활이 무척 즐겁다"고 했다.
이날 공연단은 우리들에게 친숙한 북한 노래인 '휘파람', '반갑습니다'와 함께 '금강산 타령', '인형춤', '아코디언 독주', '아리랑', '우리장단 좋다' 등 춤과 노래 장구 등을 선보여 1천여 관객들에게 진한 감동을 안겼다.
특히 '울밑에선 봉선화'의 아코디언 연주때는 관객들이 눈시울을 적시기도 했다.
민주평통 문경시협의회 박영기 회장은 "탈북자들로 이뤄진 백두한라예술단의 오늘 공연은 평화의 노래, 통일의 노래인 만큼, 매우 소중한 시간이었다"고 했다.
문경·장영화기자 yhjang@imaeil.com사진: 탈북 예술인들로 구성된 백두한라예술단원들이 공연에 앞서 분장실에서 만났다. 앞줄 오른쪽부터 김병수씨와 김옥인 단장, 김영옥 부단장, 박선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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