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빗속 투혼 "졌지만 잘 싸웠다"

입력 2004-11-02 11:44:31

9회까지 추격전…1점차로 분루

삼성라이온즈가 2004 프로야구 한국시리즈에서 현대에게 우승을 내주고 준우승에 그쳤지만 기대 이상의 선전을 펼쳤다는 평가다.

두산과의 플레이오프에서 1패 뒤에 내리 3연승을 한 뒤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삼성은 현대에 비해 객관적인 전력상 열세라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탄탄한 투수진을 바탕으로 3번의 무승부를 포함해 9차전까지 피말리는 접전을 펼쳤다.

이승엽, 마해영 등 거포가 빠져나가면서 팀 전력의 약화가 뚜렷할 것이란 예상과 달리 삼성은 올 시즌 선동렬 수석 코치를 영입해 젊은 투수들을 키우면서 팀 전력을 극대화시켰다.

김응룡 감독으로부터 마운드 운용의 상당 권한을 위임받은 선 코치는 집중 조련한 젊은 투수들을 앞세워 페넌트레이스 2위를 차지했고 플레이오프와 한국시리즈에서는 절묘한 투수 운용으로 큰 관심을 받았다.

특히 다승왕(17승) 배영수는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10이닝 동안 볼넷 1개만 허용하는 노히트노런을 기록하며 단숨에 한국 프로야구의 대표 선수로 떠올랐고 권오준, 권혁, 박석진 등 불펜진은 플레이오프와 한국시리즈를 통해 저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하지만 이승엽, 마해영 등 거포들의 공백은 득점 찬스에서 새삼 뼈아프게 느껴졌다. 삼성은 배영수가 4차전에서 노히트 게임을 펼쳤지만 타선의 도움을 받지 못해 0대0으로 비겼고 7차전의 6대6 무승부와 8차전에서 2대3으로 패했을 때도 번번이 득점찬스를 잡았지만 후속타 불발로 추가점을 얻지 못했다.

특히 페넌트레이스에서 맹활약을 펼쳤던 양준혁은 결정적인 찬스에서 헛방망이질을 일삼아 시리즈 타율이 0.212에 그치는 등 큰 경기에 약하다는 징크스를 다시 한번 확인시켰다.

용병 운용에서도 아쉬운 점이 많았다. 투수 호지스는 페넌트레이스에서 9승10패(방어율 4.24)로 나름대로 제 몫을 했지만 한국시리즈에서는 2경기나 망쳤고 로페즈 또한 플레이오프에서 반짝 활약을 펼쳤을 뿐 막상 시리즈에서는 빈공(0.103, 1홈런 3타점)에 허덕였다. 이창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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