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마음 부모마음-(1)스스로의 세계 구축 과정...강요·무관심 모두 좋지 않아

입력 2004-10-19 10:06:03

전문가의 말

어릴 때는 멋모르고 엄마 아빠를 쉽게 따라 나서던 아이들이 사춘기에 접어들면서 함께 외출하는 것을 무척이나 싫어한다.

부모는 이러한 아이들의 행동에 대해 실망하면서도 '사춘기가 되면 저렇지', '조금 컸다고 제멋대로 하려고 한다'는 식으로 말할 뿐이지, 왜 그런지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아이들로서는 부모와 함께 외출하기 싫은 충분한 이유를 나름대로 대고 있지만, 그러한 이유에는 '청소년기 자아정체감'추구와 관련이 있다.

아이들은 사춘기가 되면서 가정과 부모의 세계로부터 자기 나름의 세계를 분리시키려는 노력을 시도한다.

아이들이 부모와 외출하기를 꺼려하고 친구나 사회적 관계를 맺으려고 하는 것은 사회 속에서 자신이 해야 할 역할을 탐색하고 자신을 찾으려는 발달과업상의 정상적인 과정이다.

아이들이 부모와 같이 나가지 않으려는 행동을 보일 때 어떻게 대할 것인가? 막무가내 같이 가자고 우기거나 그냥 무관심하게 내버려 두는 것도 좋지 않다.

뿐만 아니라 '이제 다 컸다고 엄마, 아빠와 같이 가지 않겠단 말이지!'라고 비아냥거리는 것도 좋지 않다

이런 경험을 한 아이들은 부모들이 자신의 세계를 이해하지 못한다고 생각하고 부모와 갈등을 경험하게 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들의 세계, 즉 그들의 심정을 있는 그대로 이해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이제 부모로부터의 분리가 시작되고 세상을 살아가는 데 부모의 가치관도 중요하지만 자기 나름대로의 삶의 방식을 갖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는 중이라고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이들과 어떤 결정을 하기 전에 아이들의 생각과 심정을 물어보고 대화하는 것도 중요하다.

아이들과 꼭 외출을 해야만 할 때는 아이가 어떤 곳을 좋아하는지, 또 가서 무엇을 했으면 좋은지 등에 대해 대화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며 부모의 심정, 즉 "같이 갔으면 좋겠다" 아니면 "가지 않는다면 너에게 좋은 곳을 보여주지 못해 안타깝다"라는 말을 해주면서 부모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도 좋다.

사춘기 아이들에게는 부모들의 이해와 관심, 배려가 절실히 필요하다.

부모의 따뜻하고 사랑하는 태도는 자녀들로 하여금 부모의 가치관을 잘 수용하고 이해하게 만들고 사회화 과정을 돕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전종국 박사(카운피아닷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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