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채점한 한국 경제 앞날에 대한 '성적표'가 나왔다. 생각보다는 빠른 속도로 나빠졌지만 국민들도 "그 정도 점수밖에 더 나오겠나"며 예측했다는 눈치다. 한국 경제가 갈수록 무기력해지고 있다는 증거다. 도대체 활력의 실마리를 어디에서부터 찾아야 할지, 그리고 그 추락의 끝은 어디인지 우리의 미래는 참담하기만 하다.
세계경제포럼(WEF)이 발표한 '2004년 세계 경쟁력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세계 29위로 지난해보다 11계단이나 미끄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국가 경쟁력이 급락한 것은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드문 일인데 추락의 주 요인을 보면 수긍이 간다.
부정부패 지수는 지난해 38위에서 올해 50위로 떨어졌고, 은행 건전성은 무려 77위, 노사협력 분야에서는 조사 대상 93개국 중 92위로 최하위권을 기록했다. 한 마디로 성장 동력(動力)조차 제대로 형성돼 있지 않다는 뜻이다. 특히 이런 요인들은 하루 아침에 개선될 성질의 것이 아니어서 우리의 미래는 더욱 불안하다. 민간 기업들이 주도해온 정보통신 분야만 경쟁력을 유지해 겨우 체면치레를 하고 있으니, 도대체 그동안 무엇을 향해 '혁신'을 부르짖었는지 정부 정책의 허상을 보는 것 같다.
이런 상황이니 아시아 경쟁국들과도 격차가 벌어질 수밖에 없다. 성장 잠재력이 대만'싱가포르에 비해 떨어지고 있고 투자 매력도 중국'인도'홍콩에 훨씬 뒤처져 있으니 '동북아 중심'은커녕 '동북아의 주변'으로 치닫고 있음이 분명하다.
우리는 국가 경쟁력의 추락 원인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알고 있을 뿐 그것을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는 무서운 고질병에 걸려 있다. 세계경제포럼이 주는 메시지는 '한국은 이제 새로 출발해야 한다'는 강력한 경고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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