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힌 마음 열어주는 '孝 전령사'

입력 2004-10-14 09:09:21

상주경찰서 모서치안센터 민원상담관 박창수 경사

"비록 몸은 갇혀 자유롭지 못하지만 마음속으로 부모님 은혜에 감사하는게 효(孝)의 시작입니다.

그리고 전화와 편지를 통해 자식을 철창에 보낸 부모의 마음을 위로하는게 효의 실천입니다.

"

12일 안동교도소 대강당에서는 1천500여명의 재소자들이 한 경찰관의 강의에 푹 빠져 들었다.

이 경찰관은 '효'(孝)에 대한 주제로 강의를 하면서 때론 할아버지 같은 엄한 꾸짖음으로, 어머니처럼 포근한 위안의 말로 재소자들의 마음을 적시며대강당을 숙연하게 만들었다.

경찰관으로 교도소 재소자는 물론 학교와 단체를 찾아다니며 사라져가는 효의 의미를 일깨우고 있는 '효 전령사'. 상주경찰서 모서치안센터 민원상담관 박창수(50) 경사.

박 경사는 팔순노모를 모시면서 몸소 효를 실천하고 있으면서 안동교도소 재소자들과는 매월 한차례씩 만나 강의를 통해 부모님의 은혜를 되새겨 주고 효의 중요성을 일깨우고 있다.

박 경사가 효 전령사로 활동하기 시작한 것은 10여년 전. 당시 상주경찰서 형사계에 근무하던 그는 잦은 청소년범죄를 접하면서 "단속보다는 예방이 우선이다.

효를 실천하는 사람은 범죄를 저지르지 않는다"는 생각에 직접 지역내 초·중·고교를 찾아 학생들을 상대로 '효'교육에 나섰던 것.

이후 박 경사는 해마다 평균 20~30여곳의 학교와 단체로 효 강의를 다니면서 효의 중요성과 효의 실천방법.사례 등을 중심으로 강의하면서 '바른 마음과 바른 말, 바른 행동'을 가진 착한 학생이 되도록 당부해 왔다.

박 경사는 "강의 후 학생들로부터 반성문과 편지가 자주 온다"며 "그 글속에는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기도 하고, 앞으로 효 실천에 대한 생각을 밝히기도 하는 등 심성교육의 효과가 묻어나 보람을 갖게 된다"고 했다.

이 같은 박 경사의 노력은 청소년들의 올곧은 성장은 물론 인간성 상실과 각박한 사회분위기 속에서 '새마음갖기 운동'으로 자리잡아가고 있으며, 이를 높이 평가한 경찰청장이 최근 업무유공 표창을 수여하기도 했다.

상주·엄재진기자2000ji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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