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영향받은 작가와 문학작품은?

입력 2004-10-12 09:12:29

계간 '생각과느낌' 가을호 특집 소개

문학을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 깊이는 다를지 몰라도 영향을 받은 작가나 문학작품이 있는 법이다.

계간 '생각과 느낌' 가을호가 특집으로 마련한 '영향으로서의 문학'. 지역 출신 또는 지역에서 활동하는 시인, 문학평론가 등 11명이 '내가 영향받은 문학'을 주제로 자신들의 문학세계에 근간을 이루는 작가와 작품을 소개했다.

문학을 매개로 해 작가와 작가가 어떻게 영향을 주고 받았는지를 조망할 수 있다.

도광의 시인은 '목월(木月)의 시는 시다운 시의 전범(典範)'이라는 글에서 박목월의 시에서 시다움을 본받을 수 있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시란 무엇인가에 대해서 목월만큼 생각한 시인도 별로 없다"며 "특히 그의 시 '모일(某日)'은 시인이라는 직업이 생활의 어려움을 해결해 주지는 못하지만 적어도 맑은 정신으로 살 수 있다는 위안을 주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요즘에는 난해해지거나 어불성설이 되고 마는 시들이 많다"면서 "이러한 난해시에 대해 의미 있는 것이 되게 해 주고, 지나친 비약에 균형을 갖춘 시의 전범이 목월의 시"라고 덧붙였다.

박정남 시인은 투병 중인 김춘수 시인을 영향받은 시인으로 꼽았다.

박 시인은 "김춘수 시인은 시작품도 중요하지만 시를 써 가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했다"며 "자기만의 독특한 시를 만들고 시론을 갖는 일은 김춘수 시인에게서 시작되었다"고 밝혔다.

제2회 백석문학상을 받은 최영철 시인은 백석 시인에 대해 "그는 자신의 생과 그 주변의 그늘을 한아름 안고 가는 영민함이 있었다"며 "가난하지만 지아비와 지어미, 어린 것들이 마주 앉은 따습기만한 공동체의 삶을 백석은 그려냈다"고 소개했다.

변학수 경북대 교수는 김수영 시인의 '풀'에 대해 "세상에서 얻으려고 싸움을 하는 인간을 시인은 훈계보다 더 철저히 각성시킨다"고 평했다.

또 양선규 대구교육대학교 교수는 '장자(莊子)'에 대해 "상식의 허를 찌르는 그 방대한 제물(齊物)의 역설을 방심(放心)의 태도로 한 구절씩 음미하는 것도 큰 재미요, 생활의 여유"라고 밝혔다.

신재기 경일대 교수는 유협의 '문심조룡'(文心雕龍)'을 두고 "글쓰기의 시작과 끝도 문장에 귀결되고 글의 미학은 문장의 미학이라는 점을 인식하게 해주었다"면서 "글쓰기에 꺼지지 않은 불씨가 되어 주기 때문에 가까이 두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대현기자 sk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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