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의 그늘은 이미 서민생활 깊숙이 드리워져 있지만 추위가 시작되는 겨울 초입이 되면 그 고통은 배가(倍加)된다. 경제는 늪에 빠져 헤어날 줄을 모르고있는데, 기름 값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으니 먹고 입는 것보다 당장 올 겨울을 어떻게 날지 태산같은 걱정이 앞을 가로막는다. 도대체 불황의 끝은 어디인가. 슬그머니 다시 우리 곁에 나타난 '연탄 보일러'가 서민생활고(苦)를 대변해주고 있다. 춥고 어두운 겨울의 시작을 알리는 메시지다.
대구시 중구 북성로에 위치한 보일러 거리에는 요즘 연탄 보일러를 찾는 사람이 부쩍 늘었다. 특수한 경우가 아니면 우리의 생활에서 사라진 것으로 여겨진 연탄 보일러의 재등장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연탄보일러 판매량이 지난해와 비교해 2배로 늘어난 것 같다"는 상인의 말에서 장사가 잘된다고 웃어야할지, 과거로 회귀하는 한국경제의 현실을 비탄해야할지 서글픈 심정이다.
심지어 지난 60년대를 연상시키는 나무 보일러를 사가는 사람도 꾸준히 늘고있다고 하니 '나락으로 떨어지는 한국경제'를 아무리 정부가 부인해도 서민은 벌써부터 고통을 감지하고 이에 대비하고있는 셈이다. 이런 상황이니 대구지역의 연탄 소비량도 급격히 늘고 있다. 2002년 3만4천t에서 올해는 5만t 정도가 팔릴 것이라고 하니 '정보화 시대'의 열매는 서민들에게는 그림의 떡인가.
물론 국제유가가 연일 신기록을 갱신하면서 52달러를 넘보고있는 시점에 기름 절약책이 백방으로 나오지 않을 수가 없다. 문제는 거의 '생활필수품목'인 기름 값이 오를 경우 고통은 대부분 서민들에게 전가된다는 점이다. 차량 운행과 난방시설 없이는 영업을 생각할 수도 없는 시대에 국가유가 오름세가 여과장치 없이 그대로 서민에게 전달되고 있으니 어떻게 경기활성화의 싹을 틔울 수 있겠는가. 올 겨울 서민들이 추운 만큼 정부는 단단히 욕먹을 각오를 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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