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묻지마式 범죄' 기승

입력 2004-10-04 11:48:45

독 야쿠르트 이어 잇단 방화사건까지

뚜렷한 동기를 찾기 어려운 '묻지마식 범죄'가 꼬리를 물고 있다.

올초부터 시작된 산불 및 차량 연쇄 방화와 빈집털이 방화에다 최근에는 공원내 살충제 요구르트 사건까지 발생, 시민들의 불안감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것.

대구 전 지역을 대상으로 잇따르는 '묻지마 범죄'는 모방 범죄까지 더해져 일어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지만 경찰은 사건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해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2일 오후 8시 35분쯤 동구 신천동 영신고 씨름부 탈의실에서 불이나 건물 일부와 내부 집기 등을 태워 280만원상당의 재산피해를 낸 뒤 10여분만에 진화됐다. 이날 불이 난 곳은 지난달 29일 불이 난 영신중 씨름부 탈의실과 40m 떨어진 곳.

경찰은 불이 난 건물의 전원 차단기가 완전히 내려져 있었고 가스시설 등이 없는데다 불이나기 직전 사람 2-3명의 그림자를 봤다는 학생들의 진술에 따라 최근 잇따르는 빈집털이 방화와 유사한 것으로 보고 수사에 나섰다.

특히 7월부터는 남구를 시작으로 수성구와 동구.서구와 경산 등 대구 인근 전 지역에서 비슷한 수법의 방화가 꼬리를 물고 있다.

지난 7월 11일과 18일 정오쯤 남구 대명 2동 박모(80)씨와 이모(80.여)씨 집에서 방화로 보이는 화재가 잇따라 일어난 것을 시작으로 8월에는 수성구에서만 빈집털이 후 방화로 추정되는 불이 12건이나 발생했다.

지난달 19일에는 중구 달성동 송모(60.여)씨 집에서, 24일과 28일에는 동구 신암동 손모(47)씨 집과 비산동 김모(66)씨 집에서 아무도 없는 사이 화재가 일어났으며 경산에서도 지난달에만 방화로 추정되는 화재가 6건이 일어났다.

또 올들어 1월부터 두달간 팔공산 등산로 일대에 방화로 추정되는 산불이 6차례 일어난 것을 시작으로 새벽시간대 주택가에 세워둔 차량을 대상으로 한 방화가 동구와 북구를 중심으로 대구지역에서만 9월까지 무려 66차례나 발생했다.

그러나 경찰은 이들 사건에 대한 단서를 찾지 못하고 있다.

빈집 방화의 경우 각 지역을 돌며 산발적으로 일어나는데다 옷장과 서랍 등을 뒤진 흔적이 발견되지만 범행대상 주택 대부분이 낡은 한옥 등 이여서 금품을 노린뒤 증거인멸을 위한 방화로 단정짓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차량방화도 소방도로 등에 세워둔 차량에 무작위로 불을 붙인뒤 바로 달아나는 수법을 쓰고 있으며 최근의 공원 살충제 요구르트 사건도 7차례나 연쇄적으로 발생했지만 범행 대상이 불특정 다수여서 뚜렷한 범죄 동기를 발견치 못하는 실정이다.(표 참조)

경찰 관계자들은 "범죄 동기를 파악해야 용의자의 윤곽이라도 잡지만 말그대로 묻지마 범죄인 탓에 범인 검거가 상당히 어렵다"며 "연쇄 범죄 중 일부는 모방 범죄일 가능성도 높아 범죄 확산을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사건해결이 쉽지 않다"고 밝혔다. 문현구기자 brand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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