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새목 도예공방 대표 정준환씨

입력 2004-10-02 08:49:56

"평생 작품 하나를 만들더라도 사금파리는 만들지 않겠다.

"

'토털공예'를 꿈꾸며 고향에서 고집스레 도자기를 굽고 있는 경남 합천군 야로면 하빈리 미숭산 자락의 '황새목 도예공방' 대표 정준환(41)씨.

대학을 졸업하고 지난 1997년 낙향, 부인과 아들 찬서(10), 딸 도위(5)와 함께 알콩달콩 살아가는 젊은 도예가다.

황새목에서 생산되는 제품들은 가격경쟁을 벌이지 않는다.

철저한 주문생산으로 기존의 '식기나 생활자기'를 탈피한 기업·관공서·자치단체 등이 필요로 하는 캐릭터와 방문기념품 등만을 전문으로 생산하기 때문이다.

정씨는 고향으로 내려와 가야면 일대 도자기 공장들을 둘러보고 실망이 매우 컸다고 한다.

"도자기산업 전반이 침체된 것도 문제지만, 중국 등지에서 밀려오는 저가의 조잡한 도자기 제품들과 앞다투듯 경쟁을 벌이고 있는 모습에 놀랐다"는 것.

그래서 정씨는 일체의 생활자기는 만들지 않는다.

철저한 시장분석과 적절한 투자개발로 부가가치가 높은 차별화된 제품만을 생산한다.

정씨가 고집한 제품들이 빛을 발한 곳은 매우 많다.

경북 청도와 경남 의령의 투우대회 장식품과 조형물, 사물놀이 소품은 국회 방문기념품과 농협중앙회 해외 연수단 기념품 등으로 납품돼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에는 홈쇼핑 전문업체인 (주)하비비와 계약을 맺고 굿모닝 요구르트 발효기, 청국장·현미발아기, 원적외선 방사체 등을 생산해 주문이 폭주하고 있다.

황새목의 성공비결은 아이디어. 모형제작·금형제작·생산라인이 한곳에서 이뤄지는 데 있다.

전문 조형가가 원형을 만들고, 석고형 제작과 생산과정 등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어 경비절감은 물론, 신상품 회전에서 기타 공장이 따라잡을 수 없다는 이점이 있다.

따라서 고난이도 조형물 대량생산의 경우 황새목만이 해결할 수 있는 노하우를 갖고 있는 셈이다.

도자기 산업이 침체의 길을 걷고 있지만, 이곳의 생산라인은 멈추질 않는다.

남들이 생산하지 않는 제품, 남들이 해결하지 못하는 제품만을 생산해 맞춤형 토털제품을 자신있게 만들어 내는 것이 이곳의 설립 목적이다.

합천·정광효기자 khjeon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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