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의성중학교는

입력 2004-10-01 09:01:18

의성중학교 도서관이 화제다.

도시지역의 내로라하는 유명 사립 중·고교 도서관과 비교해도 시설, 운영면 등 무엇 하나 모자람이 없다.

도서관에서부터 면학분위기가 살아나 학생들과 학교를 살찌운다.

피폐한 농촌교육환경을 되살리는 한 가지 좋은 선례를 소개할 마음으로 현장을 찾았다.

최근 의성중학교의 면학분위기가 몰라보게 달라졌고 그 변화는 도서관에서 시작됐다는 얘기가 들렸다.

어느 학부모는 "학생들이 방과후에 학원이나 집보다 도서관 가는 것을 좋아하고 점심 시간에는 열람석이 없을 정도" 라고 귀띔했다.

추석을 앞둔 24일 오전 11시 의성중학교를 찾았다.

박무한 교장, 김영구 교감선생님에게 학교의 이모저모를 설명듣고 도서관으로 향했다.

도서관에 들어서자마자 입이 떡 벌어졌다.

서고에는 각종 사전류를 비롯한 최근 베스트 셀러, 학생들에게 인기 있는 판타지 소설까지 필요한 분야, 취향에 따라 마음껏 선택할 수 있을 정도로 책이 넘쳤다.

또 빔 프로젝터와 대형 스크린 등의 첨단 시청각 교재를 비롯해 12대의 정보 검색용 컴퓨터와 교과 관련 사이트 자료도 있어 언제든지 쉽게 다운받아 활용할 수 있는 사이버 시스템이 갖춰져 있었다.

농촌학교에 이렇게 훌륭한 도서관이 있을 줄이야…. 재단이 든든한 유명사학도 이 정도의 교육시설은 감히 흉내도 못 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누가 봐도 이견이 없을 최고 시설이었다.

김 교감은 도서관이 이렇게 달라지게 된 것은 2003학년도부터 교육인적자원부 도서관 활성화 정책연구학교로 지정되면서부터라고 설명했다.

지난 2월 교실 두 칸 규모의 '청운도서관' 이란 이름으로 개관하면서 종전의 낡고 활용도가 없는 서적을 모두 폐기하고 신간 도서와 학생들이 즐겨 찾는 단행본 위주로 서고를 채우고 비품은 첨단제품으로 실용화했다.

내부 인테리어도 학생들의 동선에 맞게, 브라우징 코너도 학생들의 편의를 고려해 안락하게 꾸며졌다.

김 교감은 "학교도서관 활성화 사업의 최고 목표는 도서관이 단순한 독서뿐만 아니라 학습과 관련된 자료를 간편하고 다양하게 제공해 학생의 학습능력 신장과 직결되도록 하는데 있다" 고 말했다.

같은 맥락이었다.

도서관에서는 학부모와 일반 주민으로 구성된 어머니 자원봉사자 2명과 이 학교 전문사서 박상미(26) 교사가 학생들의 도서열람은 물론 필요한 모든 자료와 정보습득을 도와주고 있었다.

이 때문에 무더위가 기승을 부렸던 지난 여름방학 기간 중에도 이곳은 빈자리 하나 없을 정도로 학생들이 붐볐다.

도서관에서 실시하는 각종 이벤트 행사에 참여할 경우 한 달에 한 번씩 추첨을 통해 푸짐한 도서상품권을 주는 유인책도 주효했다.

이 학교 김무휘(2년)군은 "지난해만 해도 방과후 집에서 주로 컴퓨터게임을 하며 시간을 보냈지만 요즘은 도서관에서 책읽기와 교과공부로 대신한다" 며 "무엇보다도 환경이 쾌적하고 자료활용이 편리해 찾게 되는 것 같다" 고 했다.

교사들도 부단히 노력했다

지난 2년간 도서관 활용 수업 유형을 개발해 실제 수업에 적용하고 각 교과별로 한 달에 한두 번씩 도서관 수업을 실시해 학생들에게 새로운 수업의 패러다임을 선보인 것이다.

이 결과 도시 학생 못지 않게 양질의 도서관련 정보를 얻게 됐고 학업성적도 부쩍 향상돼 최근 도(道)학력 모의고사에서도 도시 학생들 못지 않은 결과를 얻었다.

"도서관 활용을 통한 자기 주도적 학습 효과의 성과라고 생각합니다" 박 교장은 "학생들에게 관심 없던 공간을 즐겨 찾는 곳으로 바꾸어 놓았다는데 우선 의미를 두고 앞으로는 교과와 연계한 운영 프로그램을 개발하는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의성·이희대기자hdlee@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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