뜬구름 경제 해법

입력 2004-09-23 11:52:47

여야가 추석연휴를 앞두고 각종 경제 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어수선한 추석 민심을 다잡기 위한 것이나 실제 혜택이 서민에게 돌아가기는커녕 오히려 이들의 반발만 사고 있다는 지적이다.

각종 대책들이 설익고 공허하다는 쓴소리가 적지않다.

열린우리당은 지난 1일 경기부양용 감세정책을 전격 제시했다.

그러나 감세 대상이 된 품목은 수백만원짜리 프로젝션 TV나 PDP TV, 골프용품, 모터보트, 요트, 수상 스키용품 등이어서 야당으로부터 "서민들의 감세효과는 전무하다"는 빈축을 샀다.

여기다 한나라당과 민주노동당이 소형 자동차 특소세 폐지를 요구했으나 열린우리당이 끝까지 반대, 결국 무산됐다.

우리당 정책위 관계자는 "소형 자동차 특소세 폐지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은 유류소비량 증대와 세수 감소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 대신 엉뚱하게도 보석, 귀금속, 고급융단, 고급모피, 녹용, 오락용 사행기구, 수렵용 총포류 등 사치성 13개 품목을 특소세 폐지 대상에 포함시켰다.

당연히 야당의 반발이 잇따랐고 결국 이들 13개 품목은 현행 세율을 유지키로 결정했다.

한나라당은 자동차 유류세 10% 인하 등 무려 5조원 규모의 감세정책을 내놓았다.

실현 가능성이 의심스럽지만 "서민가정을 위해 관철하겠다"고 주장했다.

지난 20일에는 "한계상황에 직면, 해체위기로 내몰리고 있는 서민가정을 보호해야 한다"며 2조원대의 내년도 특별예산 편성을 요구했다.

며칠 사이에 무려 7조원의 예산이 필요한 서민 경제대책을 내놓은 셈이다.

우리당은 "야당이 수조원이 드는 대책을 남발하고 있다"며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민주노동당은 양당을 싸잡아 비난한 뒤 "부유세 도입과 고금리 제한법을 제정, 신용불량자 양산과 서민들의 삶을 갉아먹는 고리대 횡포를 적극 규제하겠다"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국회에서 안되면, 국회 밖에서 싸워서라도 반드시 서민경제를 지키겠다"고 큰소리를 쳤다.

그러나 현실성이 떨어지는 것은 마찬가지여서 장외투쟁에 익숙한 민노당의 한계라는 게 중론이다.

김태완.박상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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