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 그냥 두나? 빼나?
화폐 단위 변경이 가시화되면서 대구시내 금융시장과 부동산시장은 벌써부터 술렁거리고 있다.
화폐개혁설이 나온 최근 대구시내 시중은행에는 화폐단위가 어떤 식으로 바뀌는 지 묻는 문의가 잇따르고 있는 가하면 예금을 해두느냐, 아니면 빼내야 하는지를 두고 상담하는 경우도 잦아지고 있다.
◆ 400조원대 유동자금 노출 불가피
현금을 보유하고 있어도 가치면에서는 변동은 없겠지만 불안심리가 작용하면서 일단 안전한 부동산 쪽으로 투자를 해야한다는 분위기가 감돌고 있는 것이다.
특히 최근 여당인 열린우리당의 한 의원이 "리디노미네이션을 단행할 경우 우리 경제규모에 걸맞은 화폐단위를 갖게되고, 400조원으로 추산되는 유동자금의 양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발언한 것을 감안할 때 현금보유액이 그대로 드러날 수밖에 없다는 판단 아래 현금 보유액을 줄이려는 움직임이 가시화하고 있다.
대구시내 한 은행 지점장에 따르면 현금고액 보유자들의 경우는 화폐개혁을 계기로 현금보유액수가 드러날 것을 우려, 벌써부터 달러를 매입하거나 금(金)을 매집하는 경우까지 생겨나고 있다는 것. 대구은행은 아직 예금인출 등 고객 과민현상은 나타나지 않고 있지만 정치권에서 본격 논의가 시작된만큼 예금을 지키기위한 방안을 본격적으로 마련하는 작업을 해나가기로 했다. 대구은행 개인영업기획팀 박동관 팀장은 "일선 점포들을 통해 고객들의 동향과 정부가 마련하는 화페개혁안을 지켜봐가며 고액예금 등을 지키기 위한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부동산 시장 직접적 영향권
화폐개혁설로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있는 곳은 부동산시장이다.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 것 보다 부동산이 안전하다는 생각에서 너도나도 투자가치가 있는 부동산으로 눈을 돌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역대 화폐단위개혁 때마다 부동산가격이 오른 것도 한 원인이 되고 있다.
실제로 대구시내 부동산업소에는 이달들면서 아파트 상가나, 개발예정지 토지, 고정수익이 발생하는 상가와 건물 등에 매수세가 몰리면서 거래건수도 차츰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수성구 한 부동산업소에 따르면 화폐개혁설이 나온뒤부터 투자처를 찾는 사람이 늘었다면서 최근에는 장기적으로 안정 투자상품으로 분류되는 농지나 그린벨트까지 사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주식시장에서도 현금입출금 기기를 생산하는 청호컴넷과 현금 입출금 기기 운영을 맡은 한네트, 동전을 만드는 풍산 등 화폐개혁 수혜주가 뜨고 있는 상태다.
하지만 정부가 올해나 내년부터 화폐개혁을 추진할 경우 빨라도 오는 2008년에야 새로운 화폐제도가 시행될 전망인 가운데 이같은 현상이 조기 가시화할 경우 물가상승은 물론 부동산가격 상승도 불가피할 전망이어서 정부의 대책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 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리디노미네이션이 진행될 경우 이론적으로는 물가에 영향이 없지만 일시적인 심리 요인이 작용할 수도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영남대 경제금융학부 유종권 교수는 "리디노미네이션이 되면 심리적으로 물가 상승 요인과 안정 요인이 모두 존재한다"고 말했다. 액면가가 낮아진 것을 두고 물가가 떨어졌다는 심리적인 착각으로 실질 물가가 오를 수도 있고 혹은 더 떨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실제 물가가 하락할 수도 있다는 것. 유 교수는 "유럽의 유로화 도입 당시 일부 가격의 우수리를 반올림하는 현상이 일시적으로 나타났을 뿐 큰 인플레 효과는 없었다"고 말했다. 황재성기자 최세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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