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결혼 시즌이다. 결혼을 앞두고 있는 은행원 이모(30)씨는 지금까지 모아둔 돈으로 전세집을 구할지, 아니면 대출을 받아 아예 집을 사야할지를 두고 고민이다. 이씨 처럼 결혼을 앞둔 사람들에게서 가장 큰 문제는 집이다. 결혼 적령기 젊은이들에게 "왜 결혼을 하지 않고 있느냐"고 물으면 흔히 "사람은 있는데 살 집이 없어서"라고 대답하는 이유도 신혼 살림살이에서 집이 차지하는 비중이 그만큼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는 예년처럼 예비 신랑.신부들이 집을 구하는데 애를 먹지 않아도 된다. 작년 하반기부터 추락하기 시작한 전세가격이 여전히 약세를 면치못하고 있는 가운데 '역(逆)전세난'으로 물량도 많아 낸 눈높이에 맞는 집을 구하기 위해 예년처럼 많은 발품을 팔지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또 '내집' 마련도 집값이 하향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모기지론이 뒷받침되고 있기 때문에 수월하다.
◆집값 안정세
대구시내 대단위 주거지역의 아파트 가격이 작년 같은기간 대비 모두 하향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물량도 풍부해 '집 구하기엔 적기'라는 지적이다.
9월 현재 수성구 시지지구의 33평형 아파트 전세는 건축 연수에 따라 8천~1억2천만원 선. 매매가는 7~8년된 것이 1억8천~1억9천만원 선이고, 새아파트는 2억원을 웃돌고 있다. 24~25평은 전세가가 계단형 8천만원, 복도형 6천만원 선이고 매매가는 계단형 1억1천~1억2천만원, 복도형 9천만~1억원 선이다.
달서구 상인지구는 33평형 전세가 1억원, 매매는 1억5천~1억6천만원 선이고 건축 연수가 7~8년된 대곡지구 아파트는 전세 1억2천만원, 매매 1억7천~1억9천만원 선. 24평형 전세는 7천500만원, 매매는 9천만~1억원이다.
칠곡지구는 △1지구=33평형은 전세 6천500만원, 매매 7천800만~9천만원. 24평형은 전세 4천500만~5천만원, 매매 5천800만~6천500만원 △2지구=33평형은 전세 7천500만~8천만원, 매매 1억원선. 24평형은 전세 5천500만원, 매매 6천800만~7천600만원 △3지구=33평형은 전세 9천500만~1억원, 매매 1억3천~7천만원. 24평형은 전세 6천500만~7천만원 매매 8천500만~1억2천만원 선을 유지하고 있다.
이같은 전세가 및 매매가는 모두 최고치에 달했던 작년 8~9월에 비해 1천~3천만원 가량 빠진 것이다.
현지 부동산업소들에 따르면 물량이 많은 33평형의 경우는 전세나 매매 모두 쉽게 계약하려면 500만~1천만원쯤 낮춰야 되기 때문에 운이 좋으면 더 싼 가격에도 집을 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귀띔하고 있다.
◆형편에 맞는 위치.주거형태 정해야
지역에 따라 아파트가격이 큰 차이를 보인다. 신혼이라면 친가와 처가 또는 직장과의 거리 등을 잘 따져보고 적절한 위치를 정하는 것이 좋지만 돈에 맞춰 집을 선택해야 한다.
아이들이 없기 때문에 일단 6~7년간은 학교와 무관하므로 변두리나 경산 등 대구권을 찾으면 시내에서보다 훨씬 싼 값에 집을 구할 수 있다. 사는 집에 투자를 덜 하고 나머지 돈으로 재테크를 한 뒤 돈을 불려 대구시내에서 분양하는 아파트에 청약, 중도금을 부어가며 '내집 마련의 꿈'을 키워보는 것도 바람직하다.
돈이 달린다면 아파트보다는 전세.매매가 모두 싼 단독주택이나 빌라.원룸 등으로 눈을 돌려보는 것도 지혜다.
◆수성구를 고집할 필요는 없다
수성구는 최근 몇년간 집값이 너무 올라 가격조정이 없는한 집을 사기에는 누구나 부담이다. 따라서 수성구 만큼 생활여건이 뒷받침되고 있는 달서구지역 등으로 눈을 돌려보는 것도 좋을 듯 싶다. 달서구에는 기존 아파트 물량도 풍부하지만 월성지구 등에서 연내 5천~9천가구의 아파트가 공급될 예정이어서 입맛대로 고를 수 있다.
또 대형 할인점 등 생활편의시설이 구축된 북구 칠곡지구나 동구 동호지구 등의 아파트들도 전세가나 매매가 모두 수성구나 달서구에 비해 낮으므로 신혼집으로는 제격이다.
◆역세권·대단지를 노려라
집을 선택하는 데 필수사항은 교통이다. 현재의 교통망도 중요하지만 내년 9월 개통될 지하철 2호선 역세권도 고려할만 하다. 특히 주택이나 아파트를 살 경우에는 향후 가격 결정에 중요하게 작용한다는 점을 감안, 교통을 세밀히 따져봐야 한다. 역세권이나 교통이 편리한 지역의 아파트는 실수요자를 끌어들이는 최고의 조건이 되며, 환금성과도 직결되기 때문. 특히 현재처럼 고유가시대에서는 자가용을 이용할 경우 출퇴근에 드는 교통비도 만만찮으므로 대중교통 이용이 편리한 곳을 찾는 것이 탁월한 선택이다.
또 아파트의 경우 단지 규모에 따른 가격차도 크므로 가능하다면 400가구 이상의 대단지를 노려야한다.
◆신축 아파트가 유리
최근 입주한 새 아파트는 분양가 이상의 가치를 뽐내고 있는 반면 대규모 택지지구내 아파트의 경우 건축연수가 10년 내외에 이르면서 가격 오름세가 주춤하고 있는 가 하면 그 이상된 아파트는 하락세로 접어든 상태. 이렇듯 새 아파트와 낡은 아파트의 가치는 다를 수밖에 없다. 따라서 당장 부담이 되더라도 입주를 앞둔 아파트를 사거나 새 아파트를 분양받는게 유리하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입주를 앞둔 아파트의 분양권이 크게 올랐지만 분양권 전매금지 조치 이후 비교적 싸졌다.
몇년 뒤 입주하겠다면 중도금 무이자융자나 할인 등 금융혜택을 주는 미분양 아파트를 노려보는 것도 좋다.
◆모기지론을 활용하라
지난 3월부터 도입된 장기모기지론(장기주택담보대출)을 이용하면 최고 2억원, 최장 20년간 장기대출을 받아 집을 마련할 수 있다. 지난달 한국은행 콜금리 인하로 인해 모기지론 대출금리도 당초 6.7%에서 6.45%로 0.25%포인트 내려 대출자 입찰에서는 그만큼 유리해졌다.
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8월16일부터 모기지론 금리가 내림에 따라 20년간 1억원을 빌리면 이자부담액은 25만원, 2억원을 빌리면 50만원이 줄어든다. 또 소득공제대상자의 경우는 1%포인트 정도의 금리인하 효과가 있다.
◆권리.세금관계 꼼꼼이 따져야
집을 사거나 전세를 얻을 때 사전에 등기부등본 열람을 빠뜨려선 안된다. 계약 전과 잔금 치르기 직전 등 두 차례에 걸쳐 등기권리자를 확인해야 한다. 계약은 반드시 팔 사람과 직접 하고, 계약서상과 실제 주소가 일치하는지도 봐야한다.
또 세금문제도 잘 알아보고, 꼼꼼히 처리해야 훗날 낭패를 당하지 않는다. 30세 이상의 가구주나 맞벌이 부부라면 별 문제가 없지만 30세 전후에서 집을 살 경우 증여로 간주될 수 있으므로 해당금액 기준을 잘 살펴봐야 한다. 일반적으로 30세 이상이면 2억원, 가구주가 아닌 30세 이상의 경우엔 1억원, 30세 미만은 5천만원까지 자금출처 조사가 면제된다. 황재성기자 jsgold@imaeil.com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우리 아기가 태어났어요]신세계병원 덕담
"하루 32톤 사용"…윤 전 대통령 관저 수돗물 논란, 진실은?
'이재명 선거법' 전원합의체, 이례적 속도에…민주 "걱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