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산 가을송이가 중국 및 북한산 송이와 가격경쟁에서 밀려 일본 수출에 차질을 빚으면서 송이값이 폭락했다.
영덕군산림조합은 8일 규정에 따라 무역업체들만 대상으로 1, 2등급 송이 입찰을 실시하려 했으나 입찰 등록에 나선 업체가 없어 국내 유통업체까지 참여시키는 긴급 처방을 내려 간신히 입찰을 마쳤다.
1, 2등급 송이 공개경쟁 입찰에는 지난해 15만달러어치 이상 외국에 수출 실적이 있는 무역업체만 참가할 수 있도록 규정돼 있다.
이처럼 무역업체들이 국내산 송이 입찰에 냉담한 반응을 보이자, 영덕군산림조합은 지난 4일부터 출하된 송이를 사들여 중간 상인에게 수의계약으로 되파는 소동을 벌이기도 했다.
이 때문에 무역업체들이 송이 입찰을 담합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이날 송이 입찰에 참가한 박진호(50)씨는 "송이 주 소비처인 일본에 국내산의 절반 값인 중국 및 북한산 송이가 쏟아져 들어와 수지를 맞추기 어렵다"고 전했다.
박씨는 "몇해 전까지 북한산 송이는 신선도 등 여러 면에서 국내산과 경쟁이 안됐으나 지금은 거의 같은 수준"이라며 "국내산은 일본시장에서 북한산 및 중국산 송이와 다시 입찰을 통해 경쟁을 해야 하므로 국내산 송이값이 내리지 않으면 시장성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실제로 지난해 상당수 무역업체들이 국내산 송이를 비싼 값에 매입, 일본시장에 내놓았다가 국내 거래가보다 낮은 값을 받는 바람에 연쇄부도 파동을 빚은 것으로 알려졌다.
무역업체들의 입찰 참여 기피로 송이값도 지난해에 비해 크게 떨어졌다. 지난해 9월초 1등급 송이는 1kg당 40만~60만원을 호가했으나 8일 영덕군산림조합 입찰가는 15만원선에 머물렀다.
지품면 한 농민은 "국내에도 중국산과 북한산 송이가 밀려오는 터에 1, 2등급 송이 입찰에 국내업체 참가를 막는 규정은 폐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른 한 생산자도 "시중에 공개입찰을 거친 뒤 빠져나가거나 밀매 등으로 불법 유통되는 1, 2등급 송이가 즐비한데도 입찰자격을 제한하는 것은 웃기는 규제"라고 꼬집었다.
영덕군산림조합도 "수출이나 국내 유통에 관계없이 관련 업체들이 완전 공개경쟁을 해야 한다"면서 "송이 유통구조 개선 등 규제 철폐가 뒤따라야 한다"고 지적했다. 영덕.최윤채기자 cycho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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