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제명 경북대병원 응급센터 소장...한국고산병학회 곧 창립
"우리나라에는 고산병을 일으킬 만큼 높은 산이 없어 관심을 갖는 의사들이 거의 없습니다. 그러나 국내 산악인들의 원정은 세계적이고 그에 따른 희생도 크므로 고산병 예방이 시급한 실정입니다."
지난달 11~20일 중국 칭하이성(淸海省) 시닝(西寧)과 티베트 라사에서 열린 제6회 고산의학 및 저산소증 세계학술대회를 다녀온 정제명(鄭濟明.55) 경북대병원 응급센터 소장은 고산병 대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볼리비아, 페루, 인도, 네팔, 일본 등 20여개국이 참가한 이번 대회에서 주최국인 중국은 해발 4천200m에 위치한 고산병 특수병원을 공개하고 티베트 사람들을 위한 고소질환과 연구성과를 발표하는 등 지대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응급의학 전문가인 정 소장이 고산병 연구에 본격적으로 빠진 것은 1999년 말. 모 방송사 밀레니엄 특집방송 촬영때 산악인 엄홍길 원정대의 팀 닥터로 히말라야 제3의 봉우리인 칸첸중가(8,586m)를 다녀온 뒤부터. 정 소장은 "고산병은 해발 2천500m 이상 되는 산에 오르면 산소 부족으로 인해 두통, 구토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며 "부적절한 호흡, 체액의 저류, 뇌압의 상승이 원인"이라고 말했다.
그는 고산병 예방을 위해 단계적 산행과 충분한 수분 및 탄수화물 섭취, 음주를 피하라고 조언했다. 고산병이 심할 경우 죽음에도 이를 수 있기 때문에 바로 하산하는 것이 최상의 예방법이라고 덧붙였다. 아스피린, 부르펜, 타이레놀 등 두통약이 고산병에서 나타나는 두통에 도움이 된다고.
정 소장이 고산병을 연구하면서 가장 안타까운 점은 대구의 대표적인 산악인 중 한 사람인 박무택씨의 죽음. 박씨는 지난 3월 계명대 산악팀을 이끌고 에베레스트 정상 등정 후 하산길에 숨진 채 발견돼 주변사람들의 안타까움을 샀다. 정 소장은 박씨가 숨진 근본 원인이 고산병으로 인한 신체 이상이 아닌가고 추측하고 있다.
그는 "엄홍길.박영석.한왕용 등 우리 산악인들이 8천m급 히말라야 14좌를 완등하는 명성 못잖게 수많은 사고와 죽음이 잇따르고 있다"며 "불행한 사고의 근본원인인 고산병에 대한 철저한 규명과 교육이 절실하다"고 역설했다.
정 소장은 "대구에 한국고산병학회를 창립, 고산병 연구에 더욱 매진해 산악인들이 불의의 사고를 당하지 않게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수영기자 poi2@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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