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고, 얼마나 더 참으란 말인가

입력 2004-09-02 11:43:42

요즘 주부들이 시장에 가보면 기가 막힌다고 한다.

1천원을 주고는 푸성귀 한 단을 제대로 사지 못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살기 힘들다'고 하지만 금쪽같은 채소류 가격에 놀라 정말 '큰일 났다'는 생각이 저절로 든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이니 서민의 생활고(苦)는 더 이상 말할 필요가 없다.

더욱 절망적인 것은 당분간 경제가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8월 소비자 물가가 4.8%나 올랐다.

3년 1개월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생필품들로 구성된 생활물가는 무려 6.7%나 오른 것으로 나타났고 양배추.무.배추 등은 2배 이상 뛰었다.

과일.채소류 가격 상승률은 10년 만에 최고치 라고 하니 아예 서민 가계를 파산으로 몰고 갈 기세다.

당장 다가올 추석이 걱정된다.

생필품 중에서도 가장 기초 생필품인 채소류 시장이 이렇게 불안정한데 소득세를 내리고 특소세를 폐지한들 과연 서민의 살림살이가 얼마나 나아질것인가, 이해하기 힘든 것도 무리가 아니다.

특히 수도료와 전기료조차 내지 못하는 극한 상황을 정부는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한전에 따르면 5월 말 현재 전기료 연체 가구는 89만3천 가구로 외환위기 때인 98년 12월 당시보다 1.5배 이상 늘어나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한다.

100가구 중 7가구가 전기료를 내지 못하는 셈이다.

대도시의 상수도 연체율도 지난해보다 2배 가까이 증가, 역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제 "경기회복을 체감하려면 아마 1년쯤 더 걸릴 것"이라는 이헌재 경제부총리의 말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더라도 '고통의 터널'이 얼마나 지속될 것인지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적나라하게 드러난 서민의 생활 참상, "도대체 얼마나 더 참으란 말인가" 이것이 바로 국민의 볼멘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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