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칼럼-지하철 2호선 구간 연장돼야

입력 2004-09-01 14:17:26

대구광역시 지하철공사는 현재 약 1조4천억원의 부채를 지고 있고, 매월 약 33억원 연 평균 400억원의 운영적자를 내고 있다.

지하철 건설비용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재정에서 확보하는 것이 바람직하나 지방자치단체의 재정능력의 한계로 현실적으로 상당 부분 차입금으로 조달되기 때문에 부채와 부채이자가 지방재정을 상당히 압박하고 있다.

그러나 지하철은 수익성이 아닌 공익성을 목적으로 하는 사회간접자본 시설이고 대중교통수단이므로, 경영을 통한 투자비용 회수나 이윤극대화를 실현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문제는 적어도 운영적자는 발생하지 않아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운영적자가 큰 규모로 누적되고 있다는 점이다.

대구지하철공사는 이러한 운영적자를 줄이기 위하여 인원감축과 2호선 역사의 약 절반을 민간에게 아웃소싱하는 조직개편을 계획하고 있고 노조는 이에 대하여 노조원의 권익과 승객의 안전을 위협하는 조치라고 강력하게 반발하면서 파업이 장기화되고 있다.

운영적자를 줄이기 위해서는 경영개선 노력도 하여야 하지만 경제성을 담보할 수 있는 규모의 승객 확보라고 하는, 보다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어야 한다.

지하철은 일단 건설되면, 그 특성상 고정비용은 물론 가변비용도 승객수의 증감에 별로 영향을 받지 않는 측면이 강하다.

지하철 운영의 비용-수입 구조의 이러한 특수한 상관관계를 고려할 때 지하철 운영적자를 줄이기 위한 최상의 전략적 선택은 지하철 이용 승객수를 최대화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시민들이 지하철은 안전하고 편리한 대중교통수단이라는 인식을 갖도록 안전성, 편의성, 쾌적성, 신속성을 확보하여야 한다.

지하철은 네트워크 효과와 범위의 경제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도록 건설되어야 편의성과 신속성을 실질적으로 확보할 수 있어 이용승객수를 최대화 할 수 있다.

그래서 어느 나라에서나 지하철은 행정구역으로서 시경계보다 생활권 중심으로 건설되어 있다.

이러한 논리에 기초하여 보면 대구 지하철의 운영적자를 줄이기 위하여서도 지하철 2호선은 영남대학교까지 반드시 연장되어야 한다.

내년 9월 개통을 앞두고 있는 지하철 2호선은 대구광역시 경계인 사월역을 동쪽 종점으로 하고 있다.

대구광역시와 경산시는 사실상 동일 생활권이고, 사월역에서 영남대학교까지 3km의 구간에는 12만명이 살고 있다.

특히 지하철의 주요 이용층인 대학생이 영남대학교를 중심으로 인근 대학에 4만명 이상이 재적하고 있고 이들의 대부분이 대구에서 통학하고 있다.

이 구간에 지하철 2호선을 연장하면 1일 평균 승객이 3만명 이상 증가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지하철 1호선의 경우 26km의 구간에 1일 평균 승객이 2002년에 14만 5천명, 2003년에 7만 2천명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단지 3km의 연장에 3만명의 추가 증가는 대단히 큰 규모이고, 이는 운영적자 해소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문제는 건설비용의 확보이다.

지하철 2호선을 연장하는데 약 3천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데 최근 정부는 내년부터 지하철 건설에 필요한 국고지원비율을 현행 50%에서 60%로 증액하고 지자체 건설비 차입금 중 10% 이내에 대해서는 10년 간 정부가 이자를 지원해주기로 하였다.

대구광역시, 경상북도, 경산시가 분담해야 할 투자비용은 총 1천200억원이 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각 자치단체의 재정규모로 보아 이 정도는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경산시는 지하철 2호선 연장으로 동대구 고속전철과의 연계성을 높임으로써 단순히 대구시뿐만 아니라 전국적 접근성을 높일 수 있어, 매력과 활력이 넘치는 살기 좋은 휴먼테크노 도시 건설의 비전을 실현하기 위한 주요한 인프라를 확보할 수 있다.

또한 대구시와 경산시 간 도시교통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되고, 대구도심권과 경산시가 실질적으로 하나의 생활권으로 형성되면서 시민들의 경제 및 문화생활의 질이 크게 향상될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지자체 간 협력을 통한 상생의 모델이 될 것이다.

이효수(영남대 교수, 대구.경북 인적자원 개발분과협의회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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