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 건강 망칠 수도 있다

입력 2004-08-31 15:48:04

등산만 10년 넘게 해온 40대 중반의 김모씨는 건강에 관한 한 자신감이 넘쳤다.

백두대간 종단에 나설 정도로 등산을 좋아한 김씨는 어느날 무릎에 찾아온 통증을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병원을 찾았다.

진단결과 김씨에게는 뜻밖에도 관절염 진단이 내려졌다.

건강을 위해 10년간 해온 등산이 결국은 김씨의 무릎을 망가뜨리고 말았다.

왜 그런 일이 생겼을까. 한 번 등산에 나서면 보통 7~8시간 넘게 걷는 김씨에게 관절염이 찾아온 것은 대퇴부 등 하체근력이 체중을 뒷받침해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등산으로 인해 김씨의 심폐기능은 40대의 나이가 무색할 정도로 향상되었지만 10여년 동안 장시간에 걸친 산행의 부담을 하체근력과 근지구력이 감당 못해 결국 다리에 고장이 생긴 것이다.

김씨처럼 운동이 좋다는 이유로 자신의 신체상태를 고려하지 않은 무리한 운동은 근육과 관절, 골절을 손상시키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

운동은 올바로 하면 건강과 활력을 되찾아주고 노화를 방지해주지만 잘못된 방법에 의존 장시간 할 경우 신체에 치명적인 손상을 가져다 준다.

심폐기능을 향상시켜주는 유산소 운동은 별다른 운동기구 없이 손쉽게 할 수 있어 누구나 시작할 수 있는 운동이지만 근력운동은 아니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많이 걷고 뛰면 몸에 좋은 줄 알고 운동장이나 공원, 도로, 러닝머신 위에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경쟁하듯 걷고 뛰는 경우가 많은데 하체근력과 근지구력이 약한 40~50대 이상 성인들에겐 허리, 발목을 삐거나 퇴행성 관절염 등을 유발할 수 있는 위험을 안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사람의 몸은 25세 이후부터 노화가 서서히 진행되며 이 때 근육뿐만 아니라 근골격의 노화도 동시에 일어나므로 유산소운동은 근력트레이닝을 통해 하체근력을 단단하게 만들어 가며 걷기, 달리기, 등산을 해주는 게 올바른 유산소 운동법이라고 한다.

스포츠재활센터 등에는 근골격계의 기능을 측정하는 기구를 갖추고 근력 및 근지구력이 운동시 하중을 얼마정도 견딜 수 있는지 수치로 알려주므로 몸에 맞는 맞춤운동이 필요한 사람들은 근골격 테스트를 받아보고 유산소 운동을 시작하는 것도 괜찮다.

하체근력 키우기론 레그 익스텐션, 레그프레스 등 웨이트 기구를 이용하거나 서서 앉았다 일어서기와 병행 복근운동이 권장된다.

유산소운동의 시간과 횟수도 달리기와 걷기는 1회 40분~1시간 이내, 일주일에 3~5회 정도가 적당하며 달리기와 걷기가 힘들다면 자전거를 천천히 타는 것이 좋다.

러닝머신은 포장도로처럼 러닝바닥이 딱딱하므로 40분가량 하는 편이 몸에 무리를 주지 않는다.

웨이트기구를 이용한 근력운동을 10년 이상 해온 사람들 중에는 어깨, 팔꿈치, 무릎에 이상을 호소하는 적지않다.

빨리 근육을 키우고 싶은 욕심에 자신의 근육이 감당하기 힘든 무게로 벤치프레스 등 운동기구를 과다하게 들어올리고 당기는 과정에 인대나 뼈가 손상돼 항상 통증에 시달린다고 한다.

근력운동시 운동기구 무게는 자신이 당기거나 들 수 있는 최대 무게의 50~70% 정도로 설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 기구 운동횟수도 10~15회 정도를 한 세트로 3세트가량 해야 몸에 무리를 주지 않아 적당하며 하루는 상체, 하루는 하체에 집중하는 식으로 상·하체를 번갈아 가면서 운동을 해주어야 근육의 피로를 충분히 풀어 부상을 예방할 수 있다는 점도 유념할 사항이다.

'지나치면 아니한만 못하다'는 말은 운동에 그대로 적용된다.

전문운동 트레이너인 남종철씨는 "몸에 손상을 주지 않고 안전하게 운동하기 위해선 무리하게 하지 말 것과잘못된 운동방법을 피하고 식후 1시간 이후에 운동을 한다는 3가지 원칙을 지켜줄 것"을 당부했다.

또 반드시 준비운동, 본운동, 정리운동 순대로 운동을 하고 운동 후 사우나는 몸속의 수분과 함께 미네랄 성분만 뺄 뿐 체중감량에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정상호기자 falcon@imaeil.com사진: 운동은 무조건 많이 한다고 좋은 것은 아니다. 잘못된 상식에 근거한 장기간의 무리한 운동은 부상을 넘어 신체에 심각한 손상을 가져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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