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대회 포상 형평성 잃었나

입력 2004-08-27 11:54:46

2003 대구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조직위원회가 지난 24일 발표한 U대회의 성공적 개최에 대한 정부의 훈.포장 등 포상자 341명의 명단을 보면서 "뭔가 잘못 됐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대구에서 U대회를 하자고 매일신문에서 주창한 지난 95년 5월부터 대회가 열린 지난해 8월까지 8년 3개월간의 과정을 지켜봤기에 이번 포상자 선정에 반발하는 사람들이 많겠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예나 지금이나 어떤 일이 끝난 후 논공행상이 이뤄지면 어느 정도 잡음이 있기 마련. 이를 감안하더라도 U대회조직위원회가 포상자들을 선정하면서 13개 종목의 대회를 준비한 지역 체육인들을 철저히 배제한 것은 한참 잘못됐다.

정부의 훈.포장 대상자에 U조직위 임.직원 65명, 대구시 공무원 20명, 경북도 공무원 5명 등 90명이 포함돼 있지만 지역 체육인들의 이름은 2명 밖에 없다.

신문을 통해 포상자 명단이 발표된 후 체육계에서는 이를 하소연하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급기야 몇몇 체육단체에서는 30일 인터불고호텔에서 열리는 전수식 때 항의 농성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들은 "일 할때는 실컷 부려먹고 상은 자기들이 다 받는다"고 볼멘소리를 하고 있다.

U대회 경기 종목의 한 단체장은 "대구와 국가의 명예를 위해 밤잠을 자지 않고 정말 열심히 일했다.

개인 경비까지 들여 해당 종목의 임원.선수들을 초청, 대접했는데 표창장 하나 주지 않는 처사를 이해할 수 없다"고 비난했다.

기자가 보기에도 이번 포상자 선정은 형평성을 잃었다.

정부 방침인지는 몰라도 직급과 힘있는 부서에 따라 나눠먹기식으로 포상자가 선정됐다.

무엇보다 조직위 임.직원들이 상을 받기 위해 U대회가 열린 듯하다.

상을 받는 조직위 임.직원들의 면면을 들여다보면 상을 받기가 부끄러워 보이는 이름도 꽤나 많다.

능력이 부족해 중앙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서 파견나온 것으로 보인 공무원들과 대회 기간 물의를 일으킨 직원들. 퇴직 후 배려로 조직위에 몸담은 사람들. 이들은 하나같이 조직을 관리하는 직급에 배치돼 각종 특혜만 누렸다.

또 포상자 가운데에는 지난 5월 은밀히 관광성 유럽여행을 다녀왔던 임.직원과 시의원 등 조직위 관계자들도 포함돼 있다.

반면 대회를 준비하고 진행하면서 정말 땀을 뻘뻘 쏟았던 직원들의 이름은 도무지 찾아 볼 수가 없다.

U조직위가 더 이상 잡음을 일으키지 않고 하루 빨리 해산하기를 기대해본다.

김교성기자 kgs@imaeil.com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