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업체 급성장...투자환경 악화
24일로 한.중 수교 12주년을 맞는다.
이제 중국은 대구.경북 최대 수출시장이자 해외 투자 지역으로 뿌리내렸다.
하지만 지금의 중국은 점차 '위기의 땅'으로 변해가고 있다.
중국 내수시장을 뚫지 못하고 변방에 머물며 한국으로의 역수출에만 의존해 왔던 상당수 향토기업이 대구.경북으로 되돌아오고 있다.
중국 정부의 노동.복지정책 강화에 따라 현지 투자환경이 악화되고 있으며, 중국 토종기업들의 급속한 성장세가 우리 기업들을 무섭게 압박하고 있다.
한.중 수교 12주년을 맞아 중국의 위상과 중국 진출 향토기업들의 현주소와 바람직한 대(對) 중 투자전략을 살펴보고 대구와 중국간 학술.문화.관광교류 현황 등을 3차례에 걸쳐 알아본다.
◇빛 좋은 개살구
중국은 대구 수출 및 해외투자 부문에서 부동의 1위를 고수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대구의 대(對) 중국 수출비중은 한.중 수교를 체결한 지난 1992년 7위(0.7%)에 불과했지만 2001년 3위(11.7%)로 올라선 데 이어 작년엔 동남아(17.48%)와 미국(14.7%)을 제치고 마침내 1위(17.54%)로 올라섰다.
올 상반기 경우 19.1%까지 그 비중이 높아졌다.
대구지역 대 중 투자(총투자 기준) 또한 기록적인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수출입은행에 따르면 1992년 10건(772만 달러)에 불과했던 대중 투자는 지난 한 해 58건(3천182만7천 달러)까지 급증, 전년 같은기간과 비교해 136.7%나 늘었다.
6월 현재 대 중 투자 역시 33건(1천987만1천 달러)을 기록해 전년 대비 163.3%나 증가했다.
그러나 중국에 진출한 향토기업의 현주소는 이 같은 통계 수치와 전혀 딴 판이다.
90년대 중반 칭다오에 진출해 고속성장을 거듭했던 ㅇ섬유는 지난해 말부터 철수작업을 서두르고 있다.
주 5일 근무제, 노동 3권 보장 등 중국 정부의 사회복지정책 강화에 따라 700위안(10만5천원) 수준의 인건비가 최근 800~900위안까지 급상승한데다 중국 섬유산업의 품질 및 기술 향상으로 더 이상 비교우위를 확보할 수 없게 된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이미 10여년 전부터 한계 상황에 다다른 전통 섬유는 이제 중국에서도 똑같은 '한계 상황'을 맞고 있다.
ㅇ섬유 관계자는 "중국에 진출한 대부분의 향토 섬유업체들은 폴리에스테르.나일론 등 10년 전의 아이템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며 "중국 부유층이 1천만 명 이상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지만 이들을 공략할 고부가 아이템을 보유한 기업은 극히 드물다"고 자조했다.
아직은 경쟁력이 있는 자동차부품, 전자.전기 업종도 이대로라면 곧 파국을 맞을 수밖에 없다.
중국에 진출한 향토기업(2002년말 현재 676개)들은 한국으로의 역수출을 고려해 지리적으로 가장 가까운 산둥성(209개 사) 등에만 집중 포진했다.
장쑤성을 중심으로 그 이북 지역에만 무려 601개가 밀집해 있는 것.
향토기업들은 내수시장보다는 한국으로 역수출에만 주력, 인건비 등 원가 부담이 상승하면 바로 치명적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칭다오 ㄷ부품 관계자는 "역수출 방식은 앞으로 3년을 버티기가 힘들 것 같다"며 "향토기업들은 한국으로 돌아갈 것인지, 역수출 대신 중국 내수시장 공략을 강화할 것인지 심각한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대중투자의 해법은
전문가들은 중국진출 기업은 한계 산업의 명맥을 유지하는 차원이 아니라 철저히 중국 내수시장을 노리고 고부가가치 아이템 개발에 기업의 사활을 걸어야 한다고 충고한다.
지난해 중국 현지법인을 통해 총 15억8천700만 달러(본사 매출 대비 13%선)의 매출액을 기록했으며, 올해 경우 사상 처음으로 20억 달러 돌파가 무난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 포스코. 중국에서 푸샹(포스코의 중국어 명칭) 신화를 이룩한 포스코의 사례는 중국에 진출했거나 진출하려는 지역 중소기업들에게 하나의 모범사례를 제시하고 있다.
푸샹 신화의 원동력 또한 '내수시장'과 '고부가가치'로 요약된다.
1991년 한.중수교에 즈음해 한국기업으로는 가장 먼저 중국에 진출한 포스코는 처음부터 중국 내수시장 공략에 주력했다.
포스코 차이나의 중심 장자강포항불수강 경우 중국 최대 철강시장인 우시와 40분 거리에 불과해 내수시장 개척의 적격지. 포스코는 또 자동차용 강판, 스테인리스 강판, 컬러강판 등 중국 업체들이 따라올 수 없는 고급 철강재만 집중 공급했다.
중국 정부의 긴축정책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으로 매출이 늘어나는 까닭이 바로 여기에 있다.
최근 한.중 수교 12주년을 맞아 대(對)중국 수출추이분석 및 투자활성화방안 보고서를 발표한 대구상공회의소는 "중국에 진출하는 향토기업들은 값싼 노동력을 활용하는데 주력하기보다는 기술 우위를 확보해 중국이 필요로 하는 고부가가치제품 수출을 확대해야 한다"며 "인력, 부품 현지조달, 현지 영업력강화 등을 통해 소비재 중심의 중국내수시장을 공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상준기자 all4you@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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