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안 어획고 최악

입력 2004-08-14 11:24:23

냉수대 확산...고기 자취 감춰

동해안지역 어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육지에서는 연일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지만 바닷물 속은 냉랭한 한류가 흐르며 오징어의 북상을 막아 일부 어민들은 3개월째 임금을 받지못하는 등 최악의 어획부진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12일 울릉 저동항 등 각종 항포구의 오징어잡이 어선 348척 중 겨우 12척이 출어해 위판한 오징어는 1t(위판금액 100만원). 3∼10t짜리 채낚기 어선 한척이 16축(1축 20마리) 정도를 잡는데 그쳤다.

지난해 이맘때 울릉수협이 위판한 오징어잡이 물량 329t, 위판금액 9천200만원과는 비교할 수도 없는 수치다.

그나마 잡히는 오징어도 예년에는 평균 동장 25∼26cm, 전장 40cm 정도 크기로 건조 오징어용으로 손색이 없었지만 올해는 전장 35cm안팎으로 상품성도 떨어지고 있다.

특히 울릉지역에는 오징어잡이가 신통치 않자 선원들이 오징어배 타는 것을 꺼려 어획량이 더욱 줄어드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강구 앞바다에서 정치망을 경영하고 있는 김모(55)씨. 그는 3개월째 선원들의 임금을 지급치 못했다.

봄부터 어획이 부진, 임금을 주고 싶어도 줄 수 없는 형편이다.

선원들의 생활고는 말하지 않아도 뻔하다.

강구수협 관할 20개 등 영덕군내 정치망은 모두 36개. 사정은 대부분 김씨와 비슷하다.

이종군 강구수협 전무는 "물이 조금 나아지고는 있으나 올봄부터 시작된 냉수대가 계속 퍼지면서 고기가 자취를 감췄다"고 했다.

어획이 부진하자 강구수협 내 6개 정치망이 철망했다.

강구수협측은 "올들어 정치망과 호망 등 연안어업 어획은 20여억원으로 지난해 45여억원의 절반도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영덕군에 따르면 지난 7월 영덕군내 어획고는 456t에 12억1천여만원. 지난해에는 522t 15억6천500만원이었다.

전체적으로 보면 위판고가 3억여원 줄었지만 올해는 부산 등지에서 올라온 큰 배들이 동해 앞바다에서 어획, 영덕군에서 상당량을 위판한 점을 감안하면 연안 어민들은 사상 최악의 어획부진에 직면해 있다.

한 어민은 "생활비 마련을 위해 사채시장을 기웃거렸으나 어민들에게는 '그림의 떡이었다"면서 "어떻게 이 고비를 넘겨야 할지 막막하다"고 하소연했다.

울릉수산연구소 관계자는 "작년 가을 태어난 오징어군이 본격적으로 북상회유가 시작되는 다음달 초순쯤부터는 어획량이 평년 수준으로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다.

영덕.최윤채기자 cychoi@imaeil.com

울릉.허영국기자 huhy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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