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동)이상한 나라의 엘리스 유감

입력 2004-08-11 10:38:23

누구나 어릴적에 만화나 애니메이션을 통해 19세기 영국의 수학자 루이스 캐럴(본명 : 찰스 루트위지 도지슨)이 남긴 명작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를 한번쯤 접해 보았을 것이다.

여자 주인공인 엘리스의 꿈속을 통해 현실의 정치와 세태를 풍자한 작가의 기지를 엿 볼수 있고, 아이들의 무한한 상상을 자극할 수 있는 구성으로 전세계 어린이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는 동화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그런데 요즈음 우리나라의 정치행태를 살펴보면 마치 우리 자신이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에 동화 속의 나라에 온 것이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게 한다.

상인들은 장사가 안된다고 아우성이고 서민들은 고물가의 생활고에 시달리고 청년들은 대학을 졸업해도 취직이 안된다고 난리법석이고 기업과 가진자는 반기업과 반 부자 정서에 더 이상 한국에서 생활하기가 힘들다며 외국행 러시를 이루고 있어 국민들이 느끼는 어려움은 언론에서 연일 떠들어 대는 위기감 보다 못하지 않은게 현실이다.

이러한 것이 국민들이 느끼는 현실인데 정치권의 행태는 모두 네 탓, 남의 탓만 하고 정말 위기를 제대로 느끼고 있기는 한지? 국민들은 그야말로 이상한 나라에 온 것처럼 어리둥절하기만 하다.

여당과 정부는 이러한 현실이 일부 극우언론과 야당의 부풀리기에 불과하다면서 연일 사형제 폐지, 사립학교법 개정, 과거 진상 규명을 각종 법, 보안법 폐지 등 국민들이 느끼는 위기감과 동떨어진 그런 정책만 거론하고 있으나 말이다.

여기서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여당에서 논의되거나 확정된 이러한 정책안에 대한 일반 대중이 느끼는 감정은 논의는 있어야 하겠으나 현재와 같은 위기에 그렇게 시급하게 처리해야 사안은 아니라는 것이며 대부분의 사안이 계층간의 의견이 분분해 갈등과 혼란을 증폭시키는 등 대립구도의 성격을 띠고 있어 오히려 현재의 위기를 부채질 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나라의 어려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으나 야당은 마치 어려운 상황을 이용할려는 태도를 취하면서 무슨 대선 전초전을 치르듯이 이전투구하면서 사태의 본질을 흐리고 있으니 다소 과장된 표현일지 모르겠지만 국민들은 그야 말로 아사직전이라해도 과언이 아니다.

백번 양보해서 여당과 정부말을 그대로 받아들여 다소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위기를 느낄정도는 아니라고 하더라도 연일 이상향을 쫒는 정책안이 발표될 때마다 마치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처럼 현실과 동떨어진 괴리감을 느끼는 것이 나만의 기우였으면 좋으련만?

김석동(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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