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고부-경제 인구

입력 2004-07-27 15:25:27

어느새 여성의 취업과 근로는 당연한 것이 됐다.

남녀 평등과 여성 권익향상 운동의 영향이 적지 않았지만, 일을 해서 돈을 벌지 않으면 삶의 질이 궁핍해지는 경제 사회적 환경 변화가 여성들을 근로현장으로 내몬 측면도 없지 않다.

사회적 성취를 위해 나섰거나 호구지책으로 나섰거나 이제 여성이 육아와 가사에 충실하겠다고 집에 안주하기는 어려운 현실이 됐다.

▲노인들도 마찬가지다.

젊은이들에게 소외 받는 노인들이 자구책으로 일자리를 구하고, 정책당국은 노인 위무 차원에서 일자리 만들기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현실은 드러난 도덕적 명분보다도 경제 사회적 환경이 노인들이 일을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쪽으로 가고 있다.

노인 인구는 급증하는 대신 출산율의 저하로 젊은 노동인구 증가율은 낮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 지난 2000년 65세 이상 노인이 전체 인구의 7%를 넘어 유엔이 설정한 '고령화 사회'가 됐다.

고령화 추세는 일본보다 빨라 2019년이면 노인이 14%를 넘어 '고령 사회'가 되고, 2026년엔 20%를 넘어 '초고령 사회'가 된다.

지난해 노인 한사람을 부양하기 위해 15세 이상 64세 이하의 '젊은이' 8.6명이 거들었다면 2020년엔 4.7명이 노인 한사람을 부양해야 할 정도로 부담이 가중된다.

▲젊은이나 노인들이나 양쪽 다 괴로운 일이다.

그래서 노인들이 일을 하기 싫어도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으로 발전하고 있는 것이다.

통계청이 최근 펴낸 '연령별 경제활동인구' 자료가 그런 추세를 보여준다.

전체 경제활동인구에서 차지하는 60대(61~69세)노인의 비중이 10년전 7.7%에서 5년 전 9.2%로 오른 뒤 지난 6월말 10.1%로, 사상 처음 두자릿수를 넘어선 것이다.

▲사회보장이 잘 돼 있다는 선진국 노인들이 주유소, 식당 등지에서 일하는 것처럼 우리 사회도 머잖아 그런 모습들이 자연스럽게 보여질 것이다.

문제는 그렇게 일을 하고 누릴 수 있는 삶의 질이다.

삶의 질은 물질에서만 구해지는 것이 아니다.

노인들에게는 젊은이들의 예우가 삶의 질에 아주 중요하다.

최대 경제활동인구가 30대에서 40대로 넘어가고 있다.

경제주역이 나이 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노인 중시 시대가 도래한다는 역설이 가능할까. 김재열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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