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우리 사회에는 '웰빙(well-being) 열풍'이 일고 있다.
한국에서 웰빙이라는 이름을 붙이지 않고서는 새로운 사업을 할 수 없을 정도이다.
웰빙 식품, 웰빙 다이어트, 웰빙 가전, 웰빙 의류, 웰빙 아파트에 이르기까지 그 영역이 무한히 확대되고 있다.
웰빙이란 말은 세계보건기구(WHO)가 1946년에 건강의 정의를 "건강이란 단순히 질병이나 쇠약함이 없는 상태만이 아니라 육체, 정신적 및 사회적으로 완전한 웰빙 상태를 말한다"라고 공표하면서 공식적으로 사용됐다.
국내에선 최근에 육체와 정신이 건강한 행복한 삶을 추구하는 추세에 따라 웰빙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게 됐다.
그러나 웰빙을 너무 열심히 쫓다가 신체적인 장애와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생겨나고 있다.
이처럼 웰빙의 부작용으로 인해 심신이 아픈 상태를 말하는 '일빙(ill-being)'이란 신조어가 등장했다.
대표적인 웰빙 요법인 반신욕을 위해 수십만원에서 수백만원이나 하는 전용 욕조가 날개 돋친 듯 판매되고 있다.
실제 반신욕은 시장에서 파는 1만5천원짜리 플라스틱 간이욕조만 있어도 충분히 즐길 수 있다.
다이어트도 자칫 잘못하면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
살을 뺀다고 무조건 식사량을 줄이다 보면 필수 영양소의 소실로 건강 장애가 초래된다.
특히 우리나라의 10, 20대 여성은 철결핍성 빈혈 유병률이 10%에 달하기 때문에 다이어트로 인해 빈혈이 악화될 수 있다.
또 중년 여성의 경우는 다이어트 전에 반드시 갑상선기능의 이상 유무를 확인해야 한다.
얼마 전 마라톤을 하던 중년 회사원이 심장마비로 사망한 적이 있다.
안하던 운동을 시작할 때는 반드시 심폐기능의 이상 유무를 확인해야 한다.
'몸짱'을 만들기 위해 근력운동을 할 때에도 운동 전후에 스트레칭을 충분히 해서 관절을 보호해 줘야 한다.
알칼리 이온수 등을 만든다는 값 비싼 정수기가 유행이다.
물론 비싼 만큼 그 몫을 할 것이다.
하지만 아침이나 저녁에 약수를 가져와 끓여서 먹기만 한다면 구태여 비싼 정수기가 필요할까?
더욱 우려스런 점은 우리나라의 '웰빙 열풍'은 개인적인 측면에서만 왜곡되고 있다는 것이다.
즉 나 혼자, 내 가족이 행복하면 그만이라는 식이다.
이는 어리석은 생각이다.
자기 집 실내엔 공기청정기가 있어 깨끗한 공기를 마실 수 있을지 모르지만 문 밖에 나오면 공해와 먼지가 가득한 대기가 기다리고 있다.
나 자신의 진정한 웰빙을 위해서는 우리 사회와 환경이 모두 웰빙해져야 한다.
그리고 서민들이 원하는 것은 적어도 건강에 나쁜 식품이 버젓이 판매되는 사회가 되지 않았으면 하는 것이다.
언감생심, 웰빙까지는 바라지 않더라도 최소한 '일빙'이 되게는 하지 말아달라는 소박한 바람이다.
농약을 피할 수 없다면 농약을 먹되 그냥 살아갈 수 있을 만큼(being), 기준치 이하로만 먹고 싶다는 소망이다.
김석범 MCM 건강의학센터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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