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정치권부터 끌어안아야"
박근혜(朴槿惠) 한나라당 대표의 등극은 대구.경북 정치권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17대 대선 1년 전인 2006년까지 당권을 장악, 당내 가장 먼저 대권의 유리한 고지를 점했으나 지역 정치권은 아직 마음의 문을 열지 못하고 있다.
그의 리더십에 수긍하는 지역 의원은 손으로 꼽을 정도라는 게 일반적 시각이다.
보수성향의 지역 중진 의원 다수가 박 대표에게 호의적이지 않으며 안택수(安澤秀).이상배(李相培).김광원(金光元) 의원 등 일부는 스스로 비주류 노선을 걷겠다고 천명하고 나섰다.
지난 4.15 총선에서 '박풍'에 힘입어 당선된 초선들도 '대표'와 '대권주자'는 별개라는 반응이다.
대구 한 초선 의원은 "지난 총선 당시 유세장 마다 '대통령의 딸'이라고 외치며 박 대표 얘기를 해댔지만 대권주자로 받아들인다는 뜻은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지역 출신이면서 지역 색이 옅다는 것은 정치적 자산이 될 수 있으나 반대로 부담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박 대표가 지역 정치권과의 관계 개선에 적극 나설 경우 사정이 달라 질 수도 있다.
박 대표가 자신의 '브랜드 이미지'를 바탕으로 지역 정치권에 손을 내밀 경우 "내놓고 손사래를 칠 수 없을 것"이란 추측이 가능하다.
이 대목에서 대구.경북 차기 주자로 꼽히는 강재섭(姜在涉) 의원과의 관계도 고민스럽다.
어떤 식으로든 강 의원과 경쟁을 해야하기 때문이다.
강 의원은 지난 두 차례의 대표 경선에 모두 불출마하며 박 대표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박 대표를 본격 견제하며 선명성 경쟁에 나설 경우 지역 정치권이 딜레마에 빠질 수도 있다.
파워 게임의 '외풍'에 지역 정치권이 휘말릴 수 있다는 얘기다.
양자에 대한 선택을 요구받을 경우 자칫 분열의 길을 걸을 수도 있다.
여기다 포항 출신인 이명박(李明博) 서울시장이 지역 정치권과의 '협응'을 타진하는 상황이다.
벌써부터 주변에서는 박 대표에게 "지역 의원들과 좀더 스킨십을 하라"는 주문을 하고 있는 터다.
대선이 본격화되면서 선친인 박정희(朴正熙) 전 대통령의 친일, 독재 행적을 문제삼을 때 방패막이 역할을 할 사람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젊은 수도권 소장파만 끼고 돌아선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박 대표도 이를 인정하고 있으나 아직은 손을 내밀지 못하고 있고, 내밀 상황도 아니다.
한 측근은 "대선이 임박해지면 어떤 식으로든 지역 정치권의 도움을 청할 수밖에 없다"며 "그러나 아직 때가 아니며 자연스럽게 분위기가 쏠리는 상황을 만들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이재명 "TK 2차전지·바이오 육성…신공항·울릉공항 조속 추진"
대법원, 이재명 '선거법 위반' 사건 전원합의체 회부…노태악 회피신청
이철우 "안보·입법·행정 모두 경험한 유일 후보…감동 서사로 기적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