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노트-'금융허브 부산'과 대구

입력 2004-07-15 12:00:07

부산을 서울에 이은 제2의 금융허브(hub)로 발전시키기로 한 정부의 국가균형발전계획에 따라 주요 금융기관을 부산으로 이전한다는 방침을 잠정 확정한 것으로 알려지자, 대구의 제한된 지방금융 기능마저 부산에 종속될지 모른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금융도시 부산이 대구.경북에 미칠 영향은 긍정과 부정 두 요소를 모두 갖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실물경제와 금융이 하나의 독립적 메커니즘을 형성해 자금이 역외로 유출되지 않고 지역 내에서 유통될 수 있는 환류시스템이 구축된다면, 부산의 금융도시화가 영남권 전체의 자본총량을 늘려 지역경제에 오히려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반대로, 국가경제에서 차지하는 대구.경북의 실물경제 비중은 10~11%인데 반해 금융비중은 6%에 불과한 현재의 취약한 금융여건을 그대로 둘 경우 자본의 역외유출이 가속화돼 경제 기반마저 무너져 내릴 수 있다는 것이다.

제시된 해법은 2가지다.

지역에 생산기반을 둔 기업의 본사와 R&D 등 중추기능의 역내 이전으로 실물부문의 자금유출을 막고, 의료보험, 국민연금, 법원 공탁금 등 지역에서 조성된 자금이 지방채나 지역기업 펀드 등의 형태로 지역산업 육성에 사용되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것.

하지만 최용호 경북대 교수는 "서울과 인천의 동북아 허브, 부산의 물류.금융도시화, 충청권의 신행정수도 등에 걸맞은 대구.경북의 통합된 발전전략이 없다는 것이 더 큰 문제"라고 말하고 있다.

하나의 경제권을 형성하고 있는데도 각 지자체별로 '나홀로 발전'을 고집하고 있는 한 타지역으로의 '종속'에 대한 우려는 씻을 수 없다는 것이다.

sukmi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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