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산논단-무너지는 기업들의 공통점

입력 2004-07-13 11:47:50

지금 우리 경제가 위기냐 아니냐로 논란을 빚고 있다.

처음에는 정부가 위기론에 대해 개혁의 발목을 잡으려는 일부 세력의 음모라고 몰아붙이더니 이제는 "위기는 아니다.

그러나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라고 경제의 어려움을 다소 인정하려는 듯하다.

다시 7년 전 경제위기의 악몽이 되살아나고 있다.

그때처럼 국가부도 상황까지 가지는 않겠지만 일본처럼 장기불황의 늪에 빠져드는 것이 아닌가, 또는 남미처럼 끝없는 추락으로 빠지는 것이 아닌가 하고 불안해진다.

아무튼 지금 우리 국민은 불안하고 힘든 것만은 분명하다.

7년 전에도 경제가 어려워질 때 경제계가 여러 가지 처방을 정부에 주문했으나 정부의 대응은 한 발짝 늦거나 아예 엄살로 몰아붙여 들으려고 하지 않았다.

그때나 지금이나 비슷한 상황이 전개되고 있지 않나 생각된다.

우리 국민은 건망증이 심한 것일까. 아니면 역사의 교훈에서 배우려고 하지 않는 것일까.

이제 기업인들은 정부의 정책이나 환경 탓으로 돌리며 뭔가 기대하면서 기다릴 수 없는 절박한 처지임이 분명해 보인다.

스스로 살길을 찾아 나서야 한다.

물론 지금도 기업들이 살아남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 않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기업 스스로 자구노력을 통해 지금까지 부도 안내고 잘 버티어 온 것만 해도 장한 일이다.

7년 전 경제위기 상황을 되돌아보자. 그 당시 1년 사이에 3만2천여 개의 기업이 부도가 나고 30대 그룹 중에 16개 그룹이 무너지는 것을 보았다.

이렇게 무너지는 기업들에서 몇 가지 공통점이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첫째, 기업부도의 가장 큰 책임은 기업을 이끄는 경영자의 몫이라는 점이다.

경제가 어려워질 조짐이 보일 때 경영자가 과감하게 부채를 줄이고 견실경영으로 간 기업은 살아남았다.

반면 정부에 기대고, 은행에 기대고, 어떻게 로비를 해서 돌파구를 마련해 볼까하고 정치적으로 해결해 보려고 한 기업들은 맥없이 무너져 내렸다.

즉 내부의 혁신과 구조 조정 등 내실을 다지는 것이 무엇보다도 가장 확실한 생존전략임을 알 수 있었다.

둘째, 위기를 극복함에 있어서 참모들을 활용하기보다 독불장군처럼 과거의 성공신화에 젖어 밀어붙인 경우는 실패했다.

상황변화가 무상하고 예측하기가 어려운 때일수록 탄탄한 참모조직이 뒷받침되어 상황을 분석하고 대처하는 조직플레이, 팀플레이가 더욱 효과적인 것임을 알 수 있었다.

셋째, 조직의 모든 구성원들이 각자의 위치에서 위기돌파를 위해 똘똘 뭉쳐서 뛰는 기업은 살아남았다.

이러한 단결력과 조직에 헌신적인 사람들을 갖기 위해서는 평소에 인재를 길러 놓아야 가능한 것이다.

사람을 귀중하게 여기는 풍토와 끊임없는 교육훈련을 통해서 강한 조직을 만들어 놓은 기업은 위기 돌파력도 뛰어났다.

강한 정신무장과 탁월한 실력은 강한 기업문화로부터 오는데 이것을 만드는 것이 바로 경영자가 해야 할 과업인 것이다.

넷째 경영자의 리더십스타일이 무엇보다 중요했다.

위에서 말한 바와 같이 기업의 내실을 다지고, 상황분석을 정확히 하여 적절한 대응을 하며, 모두가 힘을 합쳐 위기를 돌파할 수 있도록 이끄는 리더십이라면 어떤 것일까? 위기극복에 성공한 리더들에게 발견되는 공통점은 앞에서 혼자서 이끌기보다 뒤에서 밀어주는 '서포터'나 '헬퍼'였다는 점이다.

이런 점에서 최고의 리더로서 모범을 보이신 분이 누구일까. 최근 세계적인 경영컨설턴트인 '켄 블랜차드'는 '더 서번트 리더'(섬기는 리더 예수)라는 책을 내 놓았다.

그는'겅호!',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1분 경영'등으로 수많은 베스트셀러를 낸 분이다.

그는 '섬기는 리더 예수'를 통해서 예수가 2천년 넘게 대중을 이끌어 온 리더십의 비결을 소개하고 있다.

경영자는 자신의 리더십이 '섬기는 리더냐, 이기적인 리더이냐'를 돌아보라는 것이다.

그리고 부하직원의 상황을 제대로 판단해서 각 발달수준에 따라 지시형, 지도형, 지원형 그리고 위임형 이라는 4단계수준의 리더십 스타일을 적용해야 한다고 한다.

최고의 리더로서 모범을 보이신 예수님을 본받자는 것이다.

참으로 경제가 어렵고 힘든 때를 당하여 우리 경영자들이 누구를 탓할 것인가.

기업 환경이 어렵기 때문에 그대들이 필요한 것이 아닌가. 이 상황에서 우리 국민은 그대들이 훌륭한 리더십으로 이 위기를 극복해 가기를 갈망할 수밖에 없지 않은가.손병두 울트라건설(주) 경영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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