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방공사 수입자재 논란

입력 2004-07-05 14:08:55

정부 발주 하천 제방공사 설계에 수입 자재가 반영돼 국내 원자재 생산업체들의 반발이 심하다.

특히 이 수입자재는 국내 원자재 생산업체들이 생산시설만 보강하면 생산이 가능한데도 공사 발주기관들이 설계 반영에 따른 사전예고, 향후 방침 등을 알리지 않아 정부의 중소기업 육성 정책이 겉돌고 외화 낭비까지 초래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부산국토관리청은 지난해부터 낙동강을 비롯한 각종 하천 제방공사에 투입되는 돌망태 제작에 필요한 자재로 수입자재인 합금도금 철선(알루미늄 5% 포함)을 설계에 반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부터 오는 2005년까지 시행되는 하천제방공사에 설계 반영된 수입자재는 250여억원 어치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원자재 업체들이 생산시설을 갖추지 못한 이 자재를 부산국토관리청이 갑자기 설계에 반영하는 바람에 지난해에는 100% 수입했고 최근 일부 국내업체가 생산에 들어갔으나 전망이 불투명해 완제품 생산을 본격화하지 못하고 있다.

원자재 생산업체 한 관계자는 "이미 사용하던 아연도금 철선의 강도나 수명 등에서 별다른 문제점이 발생하지 않았으나 갑자기 수입자재 사용을 설계에 반영해 타격이 심하다"며 "국내 중소기업의 사정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처사"라고 불만을 터뜨렸다.

또 다른 관계자는 "수입자재가 기존 아연도금 철선에 비해 강도, 부식 측면에서 좋은 것은 사실이나 수명 차이는 크지 않아 굳이 값이 2배인 수입자재를 설계에 반영해 외화를 낭비하는 것은 납득하기 힘들다"고 주장했다.

한국철망공업협동조합 관계자들도 "이탈리아, 일본 등지에서 들여오는 자재 수입에만 4, 5개월 걸리고 자재를 구하기도 힘들다"며 "현재 특정 업체만 자재를 구해 철망을 생산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부산국토관리청의 한 관계자는 "강도와 부식 측면에서 장점이 있어 이 자재 사용을 확대할 계획"이라며 "국내 생산업체들의 비판을 납득할 수 없다"고 밝혔다.

김천.이창희기자 lch888@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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