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시대 한국사회 변화 집중해부
현재 한국 사회는 거대한 전환기에 서 있다.
산업사회에서 정보화 사회로, 성공지향 사회에서 관계지향 사회로 넘어가고 있다.
'네트워크 사회의 도래'로 불리는 이러한 상황 속에서 우리가 겪고 있는 변화의 정체를 정확히 파악하고 국가 혁신 프로그램을 만들지 못한다면 자칫 새로운 사회로 진입하는 입구에서 좌초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네트워크 사회'. 우리는 어디까지 와 있고 어디로 가야할까.
▲국가 발전 전략 어떻게 세워야 하나= 김문조 고려대 교수는 "'연결이 관건'인 네트워크 시대에 지역 발전 목표는 단위지역의 독자적 성장이 아닌 지역 간 연계성 강화에 있다"고 말했다.
또 김교수는 "지역연결망이 구축되면 △사회적 유동성이 증가해 장소에 얽매이지 않게 되고 △고립적인 발전의 한계를 깨닫게 되며 △지역간 상호의존성을 재인식하고 △지역간 호혜의식의 증진과 △배타적 지역의식이나 지역이기주의를 극복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산업 사회 이후에 전개되는 시대 상황과 통치체제의 변화에 대한 이해나 통찰 없이는 지역 균형 발전 및 지방분권이라는 국가 혁신 목표가 한치 앞도 못 보는 즉흥적인 구호성 정책으로 전락할 위험이 크다"며 "앞으로 지역 발전 전략은 단순한 권력 분할이나 발전 혜택의 분산과 같은 제로섬적 균형에 집착하기보다 의사 결정 과정에의 공동 참여나 개방적 경제활동의 촉진을 통해 지역 폐쇄성을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국가와 지역 혁신, 어떻게 이뤄져야 하나=이재열 서울대 교수는 "네트워크 사회로 이행하는 과정에서 전통적인 국가 중심의 권위주의적 기능이 더 이상 작동하지 않게 됐고 특히 시민 사회에 의한 참여 욕구의 분출은 우리 사회의 수용 능력을 넘어설 정도"라고 말했다.
그러나 "경제적으로 고도성장기 이후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지 못하고 있고 행정 수도 이전과 지역 혁신 등에 있어서도 추진 방식에 관한 의문이 제기된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또 "국가 혁신은 기술적, 조직적, 문화적 혁신으로 이뤄진다"면서 "기술적 혁신은 전통적인 도로, 항만, 공항 등에 정보 인프라를 더하는 것이고 조직적 혁신은 기업의 구조조정이나 정부 조직 개편 등 다양한 사회조직들의 운영방식과 참여 방법, 각종 규정과 규칙 등을 바꾸고 개선하는 작업"이라고 했다.
아울러 "문화적 혁신은 가장 심층적이면서 근원적인 것으로 여론이나 문화, 전통 등이 조직혁신이나 기술혁신에 영향을 미친다고 덧붙였다.
지역 혁신에 관해 이정규 호남대 교수는 "현재 우리 사회의 가장 큰 화두 중 하나가 국토 균형 발전을 위한 지역 혁신체계의 구축"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자립적 지방화와 지역 혁신은 지방의 생산 기반 구축과 경제적 자립을 달성하기 위한 체계를 의미하며 이 체계의 중심에는 산업, 대학, 연구소, 정부, 언론 등 지역의 혁신 주체들이 네트워크를 형성한다"고 밝혔다.
또 "산업 클러스터가 정착하기 위해서는 초기 단계에서 새로운 네트워크를 촉발할 수 있는 다른 네트워크가 있어야 한다"며 "클러스터 생성을 유발하려면 사회적인 유대를 강력하게 촉발할 수 있는 정부의 의지와 비전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네트워크 사회, 어떻게 바뀌나=장덕진 서울대 교수는"네트워크 사회에서는 어느 한 국가의 경제도 독립적으로 움직일 수 없다"고 밝혔다.
"네트워크 사회의 신경제를 도입하기 이전에는 기업 구조가 굉장히 위계적이며 정점에 회장 가족이 위치해 유지되는 시스템"이라는 것이 장교수의 주장. 또 "한 기업의 대주주가 다른 기업의 대주주인 경우가 많고 대주주가 경영에 직접 참여하며 대주주끼리 연합해서 기업을 지배하는 행태가 전형적"이라고 덧붙였다.
장교수는 또 "이러한 형태의 지배구조가 신경제 도입으로 자본 시장이 개방돼 외국인 비율이 증가하고 재벌의 가족 구조가 변화하면서 점차 무너지고 있다"고 말했다.
천선영 경북대 교수는 "네트워크 사회는 기존의 사회 구조와는 다른 특정한 연결 방식과 구조를 가지고 우리 삶에 새로운 변화를 가져 온다"고 말했다.
이어"지금까지 문화가 가지고 있던 '정제된 것'이라는 근대적 이미지와 특정한 계층의 특정한 생활양식이라는 '집단적 정체성'이 무너지고 있다"며 "유동적이고 일상적인, 삶의 흐름을 관통하며 변화와 함께 흘러가는 21세기 문화에 대한 새로운 개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오늘날의 문화는 다양성과 보편성, 불안정성 등을 특징으로 하며 모든 사소한 일상들을 설명해야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고 말했다.
장성현기자 jacksoul@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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