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의 남쪽 관문에 명물 건축물이 들어섰다.
남부정류장을 조금 지나 대구산업정보대 맞은 편에서 내외부 마감공사가 진행중인 이 건물은 어느 한 벽면도 성냥갑처럼 평범하게 처리된 곳이 없고, 대구발전의 염원을 현대적인 횃불모양 형상에 담고 있어 매우 아름답다.
유성CM이 일반 건축물의 2배 이상 비용을 들여 사옥으로 짓고 있는 이 빌딩은 건축가인 이대진 전 영남대 교수의 설계공모전 당선작. 다음달 준공될 이 철골조 '누드'빌딩은 대지 304평, 연건평 1천93평(7층)으로 그리 크지는 않지만 동서남북 4개 면의 모양과 각도가 모두 달라, 신선감과 재미를 더해주는 외형으로 관심을 끌고 있다.
동쪽이 7~8도, 서쪽이 2~6층까지 15도 가량 꺾였다가 정상부분에서 안으로 말려들어가고, 남쪽이 5도 가량 튀어나왔고, 북쪽은 30도쯤 깎였다.
만촌네거리나 담티고개 쪽에서 바라본 건물 외장은 암청색 계열의 단일색으로 보이지만 가까이 가면 빛의 각도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 6가지 특수 색유리(120kg짜리) 1천500여장으로 단장돼 있다.
해의 높이에 따라, 보는 사람이 위치한 각도에 따라, 건물과의 근접성에 따라 색유리가 다르게 보여서 볼 때 마다 새로운 느낌을 던져준다.
하지만 내부에서는 유리가 단일색으로 보여, 업무를 보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
아름다운 외장 뿐만 아니라 내부공간은 최첨단 인텔리전트 빌딩이면서도 절약형이다.
도시가스로 냉.난방을 하는 GHP(가스히트펌프)를 적용, 열효율을 최대화함으로써 '유리 빌딩은 냉난방비가 많이 든다'는 고정관념을 깼다.
철제계단에 대리석을 올린 것과 함께 유리 방화문을 설치, '누드'건물의 특성을 살렸다.
건물을 지탱해주는 H빔은 물론 조인 볼트.너트도 있는 그대로 뒀다.
천정은 내부마감재로 감춰야할 배관.전선.통신선 등을 모두 노출시공한 뒤 철망으로 마감, 현대미와 깔끔함을 더하고 있다.
벽매립 배관에 변기를 바로 연결, 건물의 수명을 영구화하는데 초점을 맞췄고, 비내리는 소리가 건물 안에서 들리도록 설계된 친환경 구조이다.
바닥에 공간(12cm)을 둬 초고속인터넷망 등을 깔때 불편하지 않도록 '인텔리전트 기능'을 강화했고, 모델하우스 공간이자 설치미술관으로 활용될 1층 천정에는 전통연 모양의 등(燈) 6개를 설치, 예술성을 더했다.
설계자인 이대진씨는 "타오르는 횃불처럼 건설사와 지역이 함께 발전할 수 있는 염원을 담은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유성CM 장병철(45) 대표는 "국내에서 처음 짓는 독특한 건축물이라 설계자, 설비, 창호, 전기, 철물 관계자 등과 함께 프랑스와 이테리를 다녀왔다"면서 "대구를 상징할만한 건축물을 남기는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황재성기자 jsgold@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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