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의 폭력과 정신질환
이 영화는 남성중심 사회에 반기를 들고 탈출을 꾀하는 두 여자의 이야기라고 할까.
전업주부인 델마와 독신인 루이스는 맘 터놓는 친구 사이다.
웨이트리스인 루이스는 정리정돈해야하고, 모든 일을 자기가 처리해야 마음이 놓이는 강박적인 성격이다.
반대로 델마는 계획성이 없고 덜렁대며 의존적인 성격이다.
반복되는 일상에 등을 돌리고 낯선 곳으로 도망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남편의 노예 델마와 일의 노예 루이스는 마침내 용기를 내어 훌쩍 여행길에 오른다.
모처럼 해방감에 들뜬 델마는 술에 취해 낯선 남자와 춤을 추며 즐기다가 강간당할 위기에 빠진다.
절제와 경계심이 몸에 밴 루이스는 델마를 구해낸다.
그러나 강간범의 루이스로 향한 성적 모욕은 루이스가 강간범을 살해하게 한다.
루이스는 마치 외상후 스트레스장애 환자에서 볼 수 있는 마비감과 해리현상으로 어처구니 없는 사건을 저지르게 된 것이다.
이로써 두 여인의 운명은 바뀐다.
이들의 정당방위를 세상이 믿어줄 리 없고, 권위적인 남편에게 돌아갈 용기도 없었으므로,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국경을 넘어 멕시코로 도주하기로 한다.
델마는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지쳐있을 때, 오히려 과감해지는 기질을 가지고 태어난 모양이다.
쫓기는 중에도 우연히 만난 젊은 남자와 유희도 즐기고, 대낮 강도로 변신하기도 하니까 말이다.
경계심이 없던 델마는 도주 비용을 하룻밤의 연인에게 도둑맞는다.
경찰의 수사망은 좁혀져 오고, 돈도 없고 지친 두 여인은 강도질을 해서 여비를 마련한다.
경찰은 이들을 2인조 무장살인 강도로 단정하고 무자비한 추격을 한다.
사회학자 엘리아스는 '어제 일어난 일을 모른다면, 오늘 일어난 일 또한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델마가 가정주부로서 직면하고 있었던 온갖 제약과 불평등의 부당성을 경찰은 얼마나 이해하고 있었을까. 어린 시절 강간당한 상처와 분노가 얼마나 끈질기게 루이스를 괴롭혔을 지를 과연 이해할 수 있었을까. 권총살인과 대낮 강도라는 흉악범으로 낙인찍혀질 뿐이다.
멕시코로 도주하려던 희망은 사라졌다.
무장한 경찰의 회유를 등지고, 벼랑가로 내몰린 두 여인. 서로에 대한 한점의 의심도 없고, 누구의 구속도 없는 창연한 하늘을 마지막으로 바라보며 동반자살을 선택한다.
그들의 의지대로 선택한, 처음의 자유였다.
여성의 심리는 독특한 면이 많다.
남성은 이성이 지배적이라면, 여성은 감정이 지배적이다.
남자는 일을 중시하고, 여자는 인간적 관계를 중시한다.
이것은 생리, 임신, 출산과 폐경이라는 특수한 육체적 변화와도 관련이 있다.
그러나 현대 사회는 합리주의와 이성이 더 중시되고 있어서, 여성의 친밀성에 대한 욕구는 사치로 여겨지기 쉽다.
델마처럼 여성은 남편에게 천대받기 쉽고 손해볼 수 밖에 없어서 분노와 욕구불만에 쉽게 빠질 수 있다.
그래서인지 성인 여성은 남성보다 정신질환이 더 많다.
특히 우울증, 신체로 나타나는 장애, 공포증 등은 여성에게 흔한 정신과적 문제다.
김성미 마음과마음정신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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