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이 새 총리 후보로 재야운동권 출신의 5선의원 이해찬씨를 지명했다.
'김혁규 카드'를 재빨리 접고 '이해찬 카드'를 꺼내든 것은 더이상 총리 문제로 질질 끌어 정치력에 상처를 입어서는 안되겠다는 판단인 것 같아 다행스럽다.
언론들이 헛다리를 짚는 사이에 의표를 찌른 지명이긴 하나, 이젠 여야가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해 빨리 매듭지어주는 일만 남았다.
노 대통령이 이해찬 의원을 선택한 이유는 CEO총리가 좌절된 마당에 관리형 보다는 돌파형의 '개혁 총리'가 제격이라고 본듯하다.
국회개원연설에서 밝힌 바, 부패청산과 정부혁신의 개혁드라이브를 밀고가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민생총리.화합총리를 기대했던 국민의 입장에선 물음표를 찍는 시각도 적지않을 터이다.
이른바 '이해찬 1세대'들에겐 아픈 기억이 있다.
그가 교육부장관이던 5년전 '창조적 지식기반 국가건설을 위한 교육발전 5개년계획'의 이름으로 시작했던 '교육개혁'-주입식 교육을 과감히 내던지고 특기.적성교육으로의 전환을 선언했던 그의 개혁론은 현실과 이상의 괴리속에 좌절했고, 지금도 그 찬반의 논쟁이 문득문득 치솟기 때문이다.
이러한 개혁성이 노 대통령과의 '코드'맞춤을 통해 어떻게 조화되어 나올지를 국회는 검증해야 하는 것이다.
국무총리의 역할이 장.차관 보다 못한 것이라면 굳이 청문회를 열어 국회가 임명을 동의해야할 까닭이 없다.
새총리 또한 개혁과 민생을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는 총리여야 하고 내각에 대한 통솔력과 도덕성을 인정받아야 한다.
따라서 여.야는 철저한 청문 준비를 통해 이해찬 총리후보의 후보딱지를 확실하게 떼어 줄 것을 바란다.
'이해찬 카드'로 인해 당장 정동영.김근태 두 사람의 처지가 낙동강 근처에 가있고, 통일.문화.복지의 세 장관이 공중에 떠버린 외에 개각폭의 확대까지 불가피해진 마당이다.
인사문제 매듭이 늦어질수록 국정은 흔들릴 수밖에 없다.
청문회 빨리 열어라. 법정시한(제출후 20일이내) 다 채워가며 미적거릴 여유가 우리에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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