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벌 참외 '선구자' '생꿀'로 군민賞 받아

입력 2004-06-07 09:00:11

"꿀벌참외를 아시나요".

'꿀벌참외'는 말 그대로 인공수정 대신 벌을 이용하여 자연수정시켜 생산해 낸 참외. 지금은 지역마다 다양한 이름의 꿀벌참외를 너도나도 생산해 내는 등 일반화됐지만, 처음 칠곡 꿀벌참외가 개발된 10년전만 하더라도 획기적인 개발상품이었다.

'꿀벌참외'를 전국에서 처음으로 개발한 사람은 박명우(63.칠곡봉우회 회장)씨다.

평범한 농사꾼이었던 박회장이 칠곡꿀벌 참외를 개발하게 된 동기는 의외로 단순하다.

박회장은 "뜨거운 열기가 극심한 비닐하우스 속에서 참외를 일일이 인공수정시키는 일이 너무 힘들어 노동 악조건을 개선해 보고자 시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시 참외농사와 양봉을 겸하던 박회장은 벌들이 꽃을 날아다니며 자연스럽게 수정시키는 현상을 하우스내 참외수정에 접목시키기로 착안, 3년동안 연구에 매달렸다.

농촌진흥청에 기술자문을 했다.

그러나 답변은 "하우스내에는 기온이 너무 높아 벌이 살 수 없다"는 것.

그러나 실패할 각오하고 94년 첫 시도를 했다.

하우스에 벌통을 넣고 일주일 동안 살펴보니 가능성이 엿보였다.

이듬해 본격적으로 시도하여 꿀벌로 자연수정한 참외 2상자를 수확해 군농업기술센터에 선보였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인공수정한 참외에 비해 맛이 아삭아삭하고 당도가 높고 저장성이 월등히 높아졌다.

참외농가의 고민이었던 못쓰는 열매 열과도 확연히 줄어들었다.

'칠곡 꿀벌참외'란 상표를 달고 서울.인천 등에 꿀벌참외 설명서를 넣어서 출하한 결과 보통참외 시세보다 1.5배를 받는 등 대성공이었다.

박회장이 아직도 아쉬워하는 것은 '칠곡 꿀벌참외' 개발로 노동력 30% 절감, 소득15% 향상이란 획기적인 기법을 개발하고도 제대로 관리를 못해 '신지식인' 인증을 받지 못한 것. 당시 농촌진흥청에서도 '하우스내에서 벌을 이용한 자연수정은 전국 처음'이라고 인정했다.

박회장은 요즘 양봉산업에만 매달리고 있다.

현재 350군의 양봉을 사육하여 자연수정용 벌을 판매하면서 짭짤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

지난 94년 조직한 칠곡군 봉우회 회장과 96년에 결성한 칠곡양봉영농조합법인 대표를 맡고있다.

박회장은 "꿀의 품질을 판단하는 것은 가공하지않은 생꿀이냐 아니냐 하는 것"이라며 "칠곡양봉조합에서 생산하는 '꿀이네'상표가 붙은 꿀은 탄소동위원소 측정방식에 의한 벌꿀의 순도검사를 마친 순수한 생꿀만 취급한다"고 설명했다.

즉 벌통안에 있는 꿀을 단순히 병으로 옮겨 담은 것으로 순도 100%를 보장한다는 것. 이같은 공헌으로 박회장은 올해 칠곡군이 첫 제정한 군민대상에서 환경보전부문 수상자로 선정돼 뒤늦게 상을 받는 영광을 누렸다.

칠곡.이홍섭기자 hslee@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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