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개각...참여정부 2기 권력지도 완성

입력 2004-05-24 11:39:54

이번 주 개각으로 참여정부 집권2기 권력지도의 대강이 완성될 예정이다.

대체적인 구도는 호남과 부산.경남 인맥의 '약진'으로 요약할 수 있다.

◆호남=열린우리당의 정동영(鄭東泳) 전 의장이 통일부장관, 김근태(金槿泰) 전 대표가 보건복지부장관, 정동채(鄭東采) 의원이 문화관광부장관으로 낙점 받을 것이란 게 여권내 기류다.

이 가운데 정 전 의장은 전주, 정 의원은 광주 출신이다.

같은 호남 출신인 고건 총리가 퇴진하더라도 정부 각료에 호남세의 위축은 없다는 얘기다.

당은 정 전 의장이 입각하면 다소 완화될 전망이지만 호남세가 무척 강하다.

신기남(辛基南) 당 의장, 천정배(千正培) 대표가 각각 전북 남원과 전남 목포가 고향이다.

광주에서 당선된 염동연 정무조정위원장의 부상도 눈에 띈다.

정무조정위가 인사까지 총괄하는 방안이 모색되고 있다.

이 경우 청와대에 정찬용 인사수석, 당에 염 당선자로 이어지는 호남 인사라인이 형성된다.

정 전 의장에 이어 계속 호남 지도부가 이어가는 탓인지 당직도 호남 인맥이 곳곳에 포진해 활약하고 있다.

정 의장 라인이 대다수다.

반면 영남 인맥은 손꼽을 정도다.

때문에 신 의장의 탕평이 당직자에게까지 이어질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영남=부산.경남(PK) 인맥은 당에서 약세이지만 청와대와 정부에서 부상하고 있다.

정점에 차기 총리로 지명될 것으로 보이는 김혁규(金爀珪) 전 경남지사가 있다.

한나라당이 절대 불가 입장이고 민주노동당이 이에 가세할 조짐이라 변수가 되고 있다.

한나라당 박근혜(朴槿惠) 대표가 23일 부산을 방문해 "김혁규 전 경남지사만 아니면 야당에서도 (여권을) 화끈하게 밀어줄 수 있다"면서 "이번 만큼은 대통령께서 양보를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누차 반대 입장을 밝혀왔지만 "화끈하게 밀어줄 수 있다"며 상생의 전제조건으로 삼은 것은 처음이다.

하지만 노무현(盧武鉉) 대통령과 김 전 지사로서는 물러설 수 없는 처지다.

김 전 지사의 한 측근은 "물러설 경우 한나라당이 주장하듯 배신자임을 자인하는 셈이 돼 상처가 너무 크다"며 "인사권자인 대통령의 의중에 달린 문제"라고 슬쩍 비켜나갔다.

김 전 지사가 총리가 되면 그야말로 'PK 전성시대'를 구가하게 된다.

최근 단행된 청와대 비서진 개편에서 PK의 약진이 이뤄졌다.

왕수석이란 별칭을 가진 문재인 시민사회수석, 박정규 민정수석이 PK이고 같은 고향인 박봉흠 정책실장이 버티고 있다.

반면 대구.경북(TK) 인사는 곳곳에서 밀리고 있다.

곧 단행될 개각에서 이창동 문화장관이 물러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윤덕홍 전 교육부총리, 권기홍 전 노동장관, 이영탁 전 국무조정실장이 총선 출마 등을 위해 퇴진한 바 있다.

이에 앞서 이정우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정책자문위원장이 된 것도 '밀렸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정부에 대구.경북 출신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김병일 기획예산처장관, 이희범 산자부장관이 TK다.

우리당 대구시당 한 관계자는 "참여정부에 핵심역할을 하는 지역 인사가 적잖지만 집권 1기에서 보였던 '배려' 분위기가 점차 엷어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최재왕기자 jwcho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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