證市 붕괴, 恐慌 시작 아닌가

입력 2004-05-18 13:52:30

경제 '종합 건강진단서'인 주식시장이 급격히 무너지고 있다.

"위기가 다소 부풀려졌다"는 노무현 대통령의 대국민담화 내용을 비웃기라도 하듯 주가가 연일 밑바닥 경쟁을 하고있다.

17일 종합주가지수는 대내외 악재가 겹치면서 전날 종가보다 39.48포인트 하락한 728.98로 마감했다.

지난 월요일 48포인트 폭락한 '블랙 먼데이'가 일주일만에 재연된 것이다.

이로써 주가는 지난 4월 23일 올해 최고치인 936.06까지 간 뒤 제대로 반등국면도 없이 불과 보름만에 207포인트가 빠졌다.

이런 단기 급락은 외환위기 이후 처음이라고 하니 경제 위기의 강도를 새삼 얘기할 필요가 없다.

그런데도 정부는 여전히 낙관론을 펴고있다.

당국의 현실 '몰이해'에 국민들만 분통이 터질 뿐이다.

국민이 느끼는 경기와 정부가 주장하는 경기가 이렇게 따로 놀고있으니 위기상황서 제대로 된 정책이 나올 리가 없다.

보름만에 200포인트 이상 빠져도 속수무책이다.

시쳇말로 '시장 기능'에 맡겨놓고 쳐다볼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헌재 부총리도 "그동안 추진해 온 증권시장 중장기 수급 개선 대책 이외에 특별한 것이 없다"고 했다.

물론 과거에 정부가 금융기관을 강제로 동원하여 증시에 개입함으로써 부작용이 많았음을 부인할 수는 없다.

그렇다고 지금 우리경제를 볼때 정부가 뒷짐을 지고있어서는 안될 상황인 것만은 분명하다.

가뜩이나 아시아 증시에서 한국이 가장 취약한 곳이 아닌가. 외국인 주식 소유 비중이 42%로 아시아 최고 수준이다.

정부의 정책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주식시장은 더욱 춤출 것이 틀림없다.

기초체력을 튼튼히 하여 주식시장을 안정시키겠다는 원론적 발상은 위기 발생 시에는 통하지 않는다.

국제 유가는 하루가 다르게 치솟고 있고, 그칠 줄 모르는 이라크 폭탄테러에다 주한 미군 감축 등 어찌보면 우리는 사상 초유의 위기에 직면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지금 국민의 '심리적 안정'이 가장 절실한 것도 이 때문이다.

그것은 바로 정부의 위기 대응 능력에 달려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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