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지폐를 너무 함부로 다뤄, 이를 새 돈으로 발급하는 데 연간 1천300억원을 넘게 낭비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공공재에 대한 시민의식 부족이 어제 오늘 지적된 일이 아니긴 하지만, 그 폐해에 따른 부담이 갈수록 증가한다니 재삼 공공재의 애용을 강조하지 않을 수가 없다.
본지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 한해 대구.경북에서 낙서나 훼손 등으로 더 이상 사용할 수 없어 폐기처분된 지폐는 6천538억원에 이르며, 이를 차곡차곡 쌓을 경우 팔공산 높이의 12배에 달한다.
이 때문에 새로 지폐를 만드는 데 드는 비용은 90억원의 예산이 소요되며 전국적으로는 트럭 201대분의 지폐가 폐기처분, 1천386억원의 예산이 낭비된다는 것이다.
한은 대구본부는 지난해까지 줄어지던 폐기지폐량이 올들어 다시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나 '깨끗한 돈쓰기'운동을 펴기로 했다고 한다.
시민들이 조금만 신경을 쓰면 아낄 수 있는 국가예산을 이처럼 낭비하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우리가 학수고대하고 있는 소득 2만달러시대도 이렇게 시민의식이 부족해서는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다.
소득 3만달러 선진국들이 자원을 아끼고 재활용하는 모습은 우리의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생활화 돼 있다.
지구 자원 고갈에 대한 위기의식에 투철한 선진국 국민들에겐 에너지 절약, 쓰레기 재활용은 말할 것도 없고, 최근 국내에도 도입,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는 '아름다운 가게'운동 같은 것도 벌써부터 일상사가 돼 있다.
선진국이란 기대하고만 있어서 되는게 아니라 시민의식의 고양으로 이런 사소한 부분에서의 국부창출이 뒤따라야 가능하다는 사실을 우리는 명심해야 한다.
우리는 수출로 먹고 사는 자원빈국이다.
새로 만드는 지폐의 원료도 수입된 면화로 만든다고 하니, 면화를 100% 수입하는 우리로서는 지폐를 더욱 아껴야 할 입장이다.
한은 대구본부는 '깨끗한 돈쓰기'운동이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도록 분발하고, 서로의 이해관계로 미적거리고만 있는 전자화폐의 시대도 앞당겨 열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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