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영(朴泰榮.63) 전남지사의 투신자살
과 관련, 박 지사 변호인인 권오영(權五榮.45) 변호사는 29일 "박 지사가 자백하려
했다는 얘기는 말도 안 된다"고 강하게 부인했다.
권 변호사는 이날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박 지사는 오늘 아침까지 혐의를
모두 부인했고 억울하다고 말했다"며 "검찰의 가혹행위는 없었을 것"이라고 설명했
다.
다음은 권 변호사와 일문일답.
-- 검찰에서는 박 지사가 오늘(29일) 자백을 하려고 했다던데.
▲그건 오보다. 오늘 아침에 팔레스호텔에서 만났을 때에도 혐의를 모두 완강히
부인했다. 내가 '혐의 중 일부라도 인정할게 있느냐'고 물었지만 '전혀 없다'고 했
다. '억울하다'고도 했다.
-- 최근 측근이 자백한 데 대해 배신감을 느꼈다는 얘기도 있던데.
▲배신감을 느낀 건 맞다. 하지만 자백이 아니라 측근이 어떻게 허위진술을 할
수 있느냐며 배신감을 느꼈다고 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직원들이 어떻게 그런 비
리를 저지를 수 있느냐며 개탄하기도 했다.
-- 변호인이 검찰에 '오늘 다 자백할 테니 죄명이나 고려해달라'는 얘기를 했다
던데.
▲내가 비슷한 얘기를 한 적은 있다. 그건 변호사로서 의뢰인을 위해 모든 경우
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었다. 나중에 혐의가 모두 인정될 수도 있지 않겠나. 변호인
입장에서 만의 하나 혐의가 사실일 경우에 대비해서 검찰에 형식적인 '자수서'를 냈
다. '남부지검에서 수사중인 보험공단 사건과 관련, 자진출석하여 진술하고자 한다'
는 내용이었다. 어제 저녁 무렵 검찰 수사팀에 '자수서를 내놓았으니까 만약 수사
결과 혐의가 사실인 것으로 결론이 날 경우 일부나마 자백한 것으로 해달라'고 부탁
했다. 그래야 자수의 효력이 인정될 것 아니냐.
-- 변호인이 '자백하는 대신 특가법상 뇌물 혐의를 형량이 낮은 정치자금법 위
반 혐의로 바꿔달라'고 부탁했다는 말도 있던데.
▲혐의가 사실로 인정될 경우에 대비해서 그런 얘기를 언뜻 검찰에 한 적이 있
는 것 같다.
-- 박 지사로부터 혐의를 인정하는 말을 들은 적은 없다는 건가.
▲박 지사는 그저께와 어제, 아침부터 밤 12시께까지 검찰에서 조사를 받았다.
그렇기 때문에 혐의 내용에 대해 상의할 틈조차 없었다. 접견은 하루에 두 차례씩
했다. 하지만 접견할 때 은밀한 얘기를 하기는 어렵지 않나. 나는 지금도 실체적 진
실이 뭔지는 모르겠다.
-- 조사과정에서 가혹행위나 모욕적인 언사는 없었나.
▲그렇진 않았을 것이다. 주임검사도 신사적이었다. 잘은 모르지만 없었을 것이
다.
-- 유서나 유언, 혹은 자살을 암시하는 말은 없었나.
▲없었다. 만약 자살을 암시했다면 가만히 있었겠나. 다만 오늘 아침에 만났을
때 굉장히 피곤해하고 힘들어 했다. 이런 일을 겪으리라고 누가 예상할 수 있었겠나.
그래서 내가 '도지사님, 마음 약해지면 안 됩니다. 강해지셔야 합니다'라고도 했다.
-- 오늘 아침엔 왜 만났나.
▲내가 만나자고 해서 오전 8시 조금 지나서 만났다. 처음으로 깊이 상의를 한
자리였다.
-- 박 지사 변호를 맡게 된 경위는. 이종찬 변호사와 함께 수임한 건가.
▲잘 모르겠다. 이번 사건을 맡은 지 일주일 남짓밖에 안됐다. 이 변호사는 박
지사와 친구 사이인 것으로 알고 있지만 수임은 하지 않았다. 이 변호사가 나를 추
천했는지도 모르겠다.
-- 투신 소식은 언제 들었나.
▲박 지사가 몸이 좋지 않아 병원에 가겠다고 해서 헤어진 뒤 내 사무실에 있었
다. 박 지사가 병원에 도착하면 연락을 해주기로 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팔레스호텔
에서 함께 만났던 정창옥 실장(전남도청 종합민원실장)에게서 갑자기 전화가 왔다.
나도 너무 충격을 받았기 때문에 오늘 제 정신이 아니었다. 지금도 왜 투신자살을
선택했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절대로 자백하려고 했던 것은 아니었다는 것 만큼은
분명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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