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가정의 교육적 기능

입력 2004-04-27 10:44:21

동양윤리의 근본은 수신제가(修身齊家)에 있고, 세계 인류의 소망은 가정회복에 있다고 학자들은 강변하고 있다.

옛 중국에서는 순임금때부터 가정도덕의 쇠퇴를 우려하여 오륜을 펴게 했다.

원래 가정이란 부부, 친지, 형제 자매 관계를 중심으로 한 사회집단이다.

일찍이 맹자는 천하의 근본은 나라이고 나라의 근본은 가정이라고 하였다.

우리 인간은 이 귀중한 가정의 역할을 재인식하고 사랑과 화합의 정신으로 행복하고 평화롭고 건전한 가정을 건설하는데 그 의무와 사명을 다해야 하겠다.

부모가 자녀에게 스스럼없이 베푸는 은혜는 가정생활의 애정표현이며 이런 강렬한 자연적 애정이 가정교육의 원동력이 된다.

요즈음 우리 가정을 보면 핵가족, 부부맞벌이 가정, 결손가정, 부권이 상실된 가정이 많으므로 가정교육의 기능을 상실한 가정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이로 인하여 자식이 부모를 살해하고, 부모가 자식을 버리며, 심지어 노부모를 봉양하지 않으려고 내다버리는 반인륜적 범죄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는 전통가족 제도가 무너지면서 가정에서의 인성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그 상승작용으로 가정윤리의 파멸을 가져왔는데 원인을 찾고 있다.

가정은 우리에게 인간의 도덕성을 가르치는 학교와 같으며, 인간의 성격형성에 결정적 영향을 주며 인생의 여러 가지 진리의 교훈을 가르쳐주는 곳이다.

그러므로 우리의 가정은 전통적으로 중요한 교육의 기능을 담당해왔다.

이러한 전통적인 가정교육이 사회의 변화에 따라 점차 약화되어 가는 경향을 보이자 가정교육을 새롭게 회복해야 한다는 주장이 높게 일고 있다.

가정이 주로 맡아야 할 교육의 기능은 사람으로서 지녀야 할 기본 자질을 몸에 익히도록 하는 일이라 하겠다.

예를 들면 말을 배우는 일, 예절을 지키는 일 등. 일상 생활에 요구되는 태도와 습관을 몸에 익히는 일이 기본 자질에 속하는 것들이다.

그런데 이러한 자질이 습득되어야 할 시기가 있으며 그 시기를 교육 전문 용어로는 '결정적 시기'라는 개념으로 설명하고 있다.

그 시기에 그 자질이 습득되지 못하면 그후에 그러한 자질을 몸에 익히기가 대단히 어렵게 된다는 설명이다.

또 가정이 담당해야 할 교육의 기능은 바른 가치관을 심어주는 일이다.

무엇이 옳고 그른가를 판단하는 능력을 길러주고, 이 사회에서 요구하는 규범이 무엇인가를 가르치는 일이다.

특히 아버지와 어머니는 일상적인 모습을 자녀에게 어떻게 보여줄 것인가에 따라 어떤 자녀로 길러질 것인가를 알 수 있다.

사기에 나오는 명언으로 '자모(慈母)에 패자(悖子)가 있다'라는 말은 너무 사랑이 많은 어머니 밑에는 실패하는 자녀가 나오기 쉽다는 말이며 애정 과잉은 인간을 나약하게 만들기 쉽다는 말로 해석된다.

인간은 사랑도 필요하지만 용기도 필요하다.

씩씩한 정신으로 자기의 인생과 용기를 가져야 한다.

이러한 정신은 아버지가 가르쳐야 하며 어머니의 사랑과 아버지의 용기와 덕이 합할 때 건전한 인격의 자녀가 됨을 부모들은 알고 행하여야 할 것이다.

이러한 교육적 기능을 가정이 담당한다는 것은 많은 지식을 가르치는 일보다 더욱 중요한 일이다.

황 춘 길 교육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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