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D-1/전국 243개 지역구 판세

입력 2004-04-14 11:30:39

서울.수도권의 열세로 개헌저지선인 100석 확보도 어려울 것으로 보였던 한나라당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면서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이 예측불허의 접전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서울.수도권과 부산.경남의 경합지 증가에도 불구, 20, 30대 젊은층의 투표율과 정동영 의장의 선대위원장 사퇴카드 등 막판 변수로 인해 열린우리당이 원내 1당을 차지할 것이라는 분석은 여전하다.

여론조사 전문가들과 각당의 자체 판세분석 결과 전국 243개 지역구 가운데 열린우리당이 100곳 안팎에서, 한나라당이 90~95곳에서 각각 우세를 보이는 등 양당이 박빙의 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5, 6곳, 자민련은 3, 4곳, 민주노동당은 2, 3곳에서 각각 우위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동영 의장 사퇴카드 막판 변수될까=정 의장의 선대위원장 사퇴카드는 엇갈린 평가를 받고 있다.

노인폄하 발언으로 열린우리당의 상승세에 찬물을 끼얹은 정 의장이 선대위원장직을 사퇴함에 따라 열린우리당 지지층이 재결집할 것이라는 분석에서부터 정 의장 사퇴가 별다른 변수가 되겠느냐는 회의론까지 반응이 엇갈린다.

그러나 정 의장 사퇴가 열린우리당 지지도를 재차 끌어올리지는 못하더라도 한나라당 상승세를 막는데는 효과를 발휘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정 의장 사퇴 이전에는 열린우리당 지지율이 계속 떨어지고 한나라당의 선전으로 접전지역이 계속 늘어나는 상황이었지만 정 의장 사퇴로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는 것이다.

한 여론조사 전문가는 "정 의장 사퇴가 열린우리당 지지도를 올리는 수혈은 안되도 한나라당 상승세를 막는 지혈효과는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다른 전문가도 "정 의장이 사퇴하기 이전부터 '열린우리당 위기론'이 조금씩 유포되면서 한나라당 상승세가 한풀 꺾이고 열린우리당의 지지율이 안정되는 기류는 있었다"면서 "정동영 사퇴는 영남권 유권자들을 겨냥한 배수진의 성격이 강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 의장 사퇴가 너무 늦었기 때문에 별다른 변수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선거일을 사흘앞두고 빼든 사퇴카드로는 노인폄하 발언으로 떨어진 열린우리당 지지도를 올리기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게다가 정 의장이 의장직은 유지한 채 선대위원장과 비례대표직만 던진 데 대해서도 "올인을 하는 진정성이 안보인다"는 비판여론이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오히려 역효과를 내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게다가 안정 희구 세력인 40대에게는 불안정한 여당이라는 이미지를 심어 부동층이 한나라당쪽으로 쏠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투표율이 변수=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이 접전을 벌이는 상황에서 투표율은 최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투표율이 65% 이상일 경우에는 열린우리당이 1당이 될 가능성이 높지만 투표율이 65% 이하일 경우에는 한나라당이 유리하다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더욱이 세대간에 뚜렷한 표심을 감안할 경우 투표율 등락은 56개 비례대표 의석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현재 각종 여론조사 결과 투표의향을 밝힌 사람은 90%대를 육박하는 수치가 나오고 있다.

이대로의 추세라면 열린우리당 지지성향을 가진 20, 30대 젊은층의 투표가 봇물을 이뤄 열린우리당에 유리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선거전 투표율 조사가 과연 신빙성을 가질 수 있느냐는 의문이 있다.

최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조사 결과 '반드시 투표하겠다'는 사람이 77.2%에 달하지만 역대 최저 투표율을 기록했던 지난 16대 총선(2000년) 때도 유권자의 82.6%가 투표 의향을 밝혔었지만 결국 57.2%에 그쳤었다.

현재 여론조사 수치를 액면그대로 믿을 수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실제 투표율이 얼마나 되느냐가 양당의 희비를 가를 것이 분명하다.

특히 지난 대선 이후 최대 변수가 됐던 40대 투표율이 큰 변수가 될 것이 분명하다.

세대별로 지지정당에 대한 분화가 뚜렷하기 때문에 40대 부동층이 어느쪽 손을 들어주느냐에 따라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의 의석수에도 변화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이상곤기자 lees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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