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등단 30년을 맞은 중진시인이며 매일신문 논설위원을 맡고 있는 이태수 시인이 아홉번째 시집 '이슬방울 또는 얼음꽃'(문학과 지성사)을 펴냈다.
이번 시집 역시 이 시인이 줄기차게 천착해온 서정적 자아의 본질 탐구, 초월적 진리인 '그'에게로 다가가려는 간절한 몸짓, 그러나 거기에 가 닿지 못한 속세의 범부가 겪는 실존적인 불안과 우울 등이 주된 흐름을 차지하고 있다.
나아가 자연과 대상 앞에서 한없이 자세를 낮춰 겸손해진 시적 자아가 텅 비운 마음속을 '현재의 탁류를 거슬러 올라 맑은 물이 흐르는 시원에 이르고자 하는 강력한 욕망'으로 채우고서, 단단히 무장한 '생명력' 있는 서정시를 추구할 수밖에 없다는 굳은 의지도 담고 있다.
'물방울 속으로 들어간다/이윽고 투명해지는 말들//물방울 안에서 바라보면, 길들이 되돌아와/구겨진다.
발바닥 부르트도록 걷던/그 길들 너머 또 다른 길이 열린다//알 듯도 모를 듯도 한 나날들. 아득한 곳에서/둥글게 그가 미소를 머금고 서 있다'('다시 낮에 꾸는 꿈' 부분).
이 시인은 "세상은 크게 달라지고 있으나 '나'를 들여다보면 별로 달라지지 않고 있는 것 같다"며 "이 느린 걸음으로, 때로는 거슬러 오르면서도 꿈꿔온 길을 찾고, 이슬방울처럼 글썽이거나 얼음꽃으로 맺혀서라도 둥근 집에 깃들일 수 있을 때까지 가보기로 마음을 일으키기도 한다"고 책머리에 밝혔다.
이대현기자 sk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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