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원 해소용 가지치기(?)'.
지난 겨울부터 올 봄까지 이어지는 가로수 가지치기 작업을 놓고 논란이 빚어지고 있다.
"구.군이 기본적인 수고(樹高)와 수형(樹形)까지 흩트릴 정도로 지나치게 가지치기를 해 대구의 전체 녹량(綠量)이 20~30%나 급감했다"고 대구시와 관계 전문가들이 우려하지만, 구.군은 "가지치기가 그동안 소극적으로 이뤄져 주민들의 불만이 많다"고 항변하고 있는 것.
실제로 지난 수년간은 녹량 증대를 위해 가지치기 작업을 최대한 억제하고 늘어진 가지, 고압선에 접촉되는 가지, 교통표지판을 가리는 가지만을 쳐왔으나 올해는 가지치기 풍경이 확 달라졌다.
'민원에 밀려 가지치기를 한 담당 공무원은 징계까지 고려한다'는 대구시의 방침이 사실상 폐지되자 그동안 민원에 시달려온 구.군청들이 '전정 예산을 남기면 작업비용을 주지 않을 테니 최대한 민원을 들어주라'며 가지치기를 일제히 독려(?)한 때문이다.
이에 따라 각 구.군은 지난해 말부터 플라타너스, 은행나무, 느티나무, 이팝나무 등 대구의 가로수 15만1천 그루 중 3만500여 그루의 전정작업을 최근 마쳤다. 달서구가 가장 많은 1만4천여그루, 수성구와 동구가 9천100여그루씩을 잘랐고 필요한 예산도 수천만원이 새로 배정됐다.
시 녹지과측은 "수고나 수형을 건드리지 말도록 기본지침을 내려 보냈으나, '과도한 전정은 징계한다'는 약효(?)가 사라지면서 제어할 방법이 없다"며 "이번 전정작업으로 인해 녹량이 20~30%가량 줄었고, 내년에는 전정작업을 않더라도 원래대로 회복되려면 2년은 걸릴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구청의 녹지 담당자들은 "예전에는 시의 방침에 따라 플라타너스도 가지치기 대상에 포함시키지 못했다"며 "전정작업이 3~4년간 소극적으로 이뤄진 탓에 주민들의 불만이 많다"고 맞서고 있다.
대구시 도시녹화위원회 이현택(경북대 조경학과 교수) 위원장은 "과도한 가지치기를 한 일부 가로수들은 '나무 젓가락에 나뭇잎만 붙었을 정도'로 수형의 훼손이 심하다"며 "단기적인 주민 눈치보기보다 푸른 대구 가꾸기라는 대전제를 최대한 살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병고기자 cb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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