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교통사고 예방 운전자 양심 회복으로

입력 2004-03-22 13:57:20

어느 날 차를 몰고 가다가 혹은 길을 걸어가다가 갑자기 달리는 차에 들이 받혀 목숨을 잃는 것만큼 비통하고 허무하고 안타까운 일이 또 있을까. 2000년도에 289명이었던 대구지역의 교통사고 사망자수가 2002년에는 227명으로 연평균 약 10% 이상의 높은 감소율을 보였으나 2003년에는 226명으로 전년대비 약 0.4%(1명) 감소에 그쳤다.

이는 전국적으로도 비슷한 현상이다.

대부분의 교통사고는 운전자의 과실에 기인하므로 계속 교통사고를 줄여 나가려면 나쁜 습관이 들어버린 운전 행태를 바꾸도록 하는 모티브가 필요하다고 본다.

따라서 대구지방경찰청에서는 금년 3월부터 사고요인행위 위주의 교통단속을 계속하면서, 누가 보지 않아도 운전자가 스스로 지켜야 할 다섯가지 중요항목을 선정해 '법규위반 운전자 양심 회복운동'을 펴고 있다.

그 첫째가 대표적인 교통사고 원인인 '과속운전 하지 않기'다.

요즘 '고정식' 무인단속기기 앞에서만 잠깐 서행하다가 또다시 과속 운행하는 비양심적인 운전 행태가 나타나고 있어 경찰은 '이동식' 단속기기를 적절히 배치해 과속운전 행위를 강력히 단속중이다.

둘째, 선진 교통문화의 상징인 '교통신호 정지선 지키기'. 교통신호나 정지선은 교차로나 횡단보도 등에서 진행의 우선순위를 정해 교통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므로 경찰은 주요 지점에 교통요원을 고정 배치해 위반자를 집중 단속하고 있다.

셋째, 자동차 생활화 시대의 기본 매너인 '불법주차 하지 않기'. 불법주차 차량은 진행 차로를 막아 출퇴근길에 짜증나게 만들고 화재 발생시 긴급차량의 진입을 막아 더 큰 재난을 초래하는 등 문제가 있어 경찰은 관할 지자체와 합동으로 견인차를 동원해 단속활동을 펴고 있다.

넷째, 대표적 얌체 운전행위인 '차로 합류지점에서 끼어들지 않기'. 경찰은 상습 끼어들기 장소에 교통요원을 고정 배치해 위반차량을 엄정 단속하고 있다.

다섯째, 차창밖에 '담배꽁초를 버리거나 침 뱉지 않기'. 이러한 오물 투기행위는 현장 적발이 어려운 실정임을 감안해 경찰은 시민들이 전화(254-5000)나 고발엽서 등을 이용, 적극 신고토록 권장하고 있다.

진정한 선진국이 되려면 우선 국민들의 성숙한 자율 질서의식과 문화가 정착되어야 한다.

이러한 국민의식 수준의 척도는 운전자들의 '운전 행태'이다.

모쪼록 이번에 대구에서 시작된 '운전자양심 회복운동'이 하루빨리 전국으로 확산.정착되어 선진국으로 가는 튼튼한 주춧돌이 되길 간절히 기대한다.

백승엽(대구지방경찰청 총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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