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천농협 해산 조합원 피해 최소화를

입력 2004-03-22 11:25:45

농협 조합원들과 직원들간 마찰을 빚어오던 구미 장천농협이 해산을 결의, 청산절차를 밟게 될 것으로 보인다.

조합원 투표결과 조합원 88%가 해산에 찬성, 조합원이 스스로 조합을 해산하는 전국 첫 농협이 되는 안타까운 사태가 빚어지게 됐다.

장천농협 조합원들은 지난해 말부터 농촌의 어려운 현실과 시대적 흐름에 맞게 농협이 과감한 구조조정에 나설 것을 요구하고, 간부직원의 임금삭감, 대출금리의 인하 등을 줄기차게 요구해왔다.

이에 대해 조합 직원들이 조합원들의 요구를 상당부분 수용키로 해 협상이 타결되는 듯 했으나 일부 직원이 노조해체에 극력 반대, 협상이 결렬되고 조합원 투표에까지 이르게 된 것이다.

본란은 여러차례 장천농협 조합원과 직원들이 협상으로 문제를 해결할 것을 강조해 왔다.

흑자 농협이 해산되면 조합원의 피해와 불편이 우려될 뿐아니라, 조합직원들의 실직도 불가피해져 모두에게 손해가 클 것이라 믿었기 때문이다.

장천농협 조합원들이 해산을 결의함에 따라 장천농협은 해산인가 요청서를 농림부에 내고, 농림부의 조합설립인가 취소결정 절차를 밟아 해산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장천농협이 해산되는 과정에서 이에따른 후유증이 크다는 사실이다.

예금.대출.공제 등 신용사업 계약이전의 경우 농림부가 계약이전 명령을 이미 내렸으나, 인근 농협이 계약이전 수용에 난색을 표명하고 있어 벌써부터 조합원들의 피해와 불편이 나타나고 있다.

조합원들이 예금을 찾지 못해 농자재 구입과 대출금 상환이 지연되는가 하면 환원사업, 장례사업 등의 혜택도 중단되고 있다.

이날 개표가 끝난뒤 조합원들이 "조합이 없어져서는 안된다"며 조합해산에 대한 희망보다 걱정하는 반응이 더 많았다는 것도 이러한 속사정의 반영일 것이다.

장천농협의 해산 결의는 조합원과 직원 모두가 패자가 되는 결과만 낳게 되었다.

관계당국은 조합원들의 피해와 불편 최소화에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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