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죽을 지경입니다".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송구할 따름입니다".
대구시 경제산업국 담당 간부 공무원들을 만날때마다 기자가 듣는 말이다.
대구시의 기업유치 작업이 어떻게 진행되는가 물어보면 약속이나 한듯 같은 목소리를 쏟아낸다.
이젠 간부 공무원들의 눈빛만 봐도 다음 '멘트'는 무엇이 나올지 알 정도다.
삼성상용차 부지내에 중견기업 이상 수준의 IT업체를 유치하겠다는 계획은 답보상태를 면치 못하고 다른 신규 기업 유치도 도무지 자신감이 없는 표정이다.
이런 가운데 대구시는 이 달 기업 유치를 전담할 계(系)단위 조직을 하나 더 만들었다.
제대로 된 기업을 유치할 '전위대'로 삼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조직의 출발도 산뜻한 시동음을 내지 못하고 있다.
이 조직에 근무할 직원들은 이 달말 발령을 낼 예정이지만 아직 책임자를 결정하지 못한 것이다.
"외부 전문가를 데려와야 할지 공무원을 앉혀야 할지 고민중입니다.
제대로 된 업무추진을 위해서는 외부 전문가가 맞을것 같은데, 또 다른 의견도 있고…".
여희광 대구시 경제산업국장의 말이다.
시가 결정을 늦추는 사이 리더 없는 조직이 일정 기간 굴러가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게 된 것이다.
"대구시는 항상 늦습니다.
법규에 맞춰 움직여야 하는 공직사회의 특성을 감안하면 이해할 수도 있겠지만 기업인들의 느낌을 그대로 얘기하면 늦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는 겁니다.
그리고 대구시가 기업에게 무엇을 해줄지 명확하지 않습니다.
본사를 대구로 가져올려고 생각해도 혜택이 없습니다.
우리가 모르는 혜택을 들이밀며 기업을 화들짝 놀라게할 만한 제안이 없다는 겁니다". 기자가 잘 아는 한 기업 임원은 대구의 우량기업유치를 비관적으로 평가했다.
"대구시가 '기업하기 좋은 도시'를 선언하고 이와 관련된 업무를 본격적으로 추진한지 이제 100일이 다 되어가네요. 어린애도 100일이 되면 사진도 찍고 작은 축하상이라도 마련하는데 대구시는 글쎄요, 100일 잔치를 할 수 있을까요?" 한 중소기업인은 의심스럽다고 했다.
경제부 최경철기자 koal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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