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전 교통사고를 당한 후 오른 팔을 쓰지 못하는 이삼(55)스님은 한 팔로 대금을 분다.
그가 무수한 시행착오를 거쳐 최근 개량에 성공한 대금에는 보조키가 달려 있다.
보조키를 이용해 왼손 다섯손가락만으로도 대금의 지공(指孔) 6개를 모두 운지(運指)하는 것이다.
물론 안공법(按孔法)도 유일무이한 것이다.
1969년 출가해 서울 봉은사에서 지내온 스님의 법명 '이삼'(二三)은 "두개를 깨서 셋을 만들라"는 뜻으로 스승 지호 스님이 지어준 것이다.
스님에게 법명은 "깨달음을 얻으라"는 의미의 화두이다.
이삼 스님은 1979년부터 대금을 잡았다.
대금의 거장 녹성 김성진 선생(작고)을 사사한 이삼 스님은 스승의 음색과 가락을 가장 잘 계승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대금은 연주하기가 육체적으로 매우 고되며 매우 끈기를 요구하는 악기이다.
교통 사고로 사경을 헤매는 부상을 입었던 스님은 후유증 때문에 오래 앉아 있지 못했다.
그래도 대금을 불면 온 생각이 잠잠해진다.
스님은 대금으로 부는 정악 연주에 침잠하다 보면 대금 연주와 수행이 다르지 않음을 느낀다고 했다.
스님에게 대금은 분신이 나툰 것이었다.
대금 연주자인 이인수 대구국악협회장은 이삼 스님의 대금 연주에 대해 "솔직히 말해 나보다도 훨씬 높은 경지의 소리"라고 추켜세웠다.
스님의 연주는 오는 27일 오후 7시 대구문예회관 소극장에서 열리는 대구국악협회 명인 초청 '이삼 스님 대금 연주회'에서 들을 수 있다.
'상영산' '세령산' '수룡음' '희천수' 등 정악 대금곡들의 백미들을 연주할 예정이다.
053)256-7957.
김해용기자 kimhy@imaeil.com 사진.이상철기자 finder@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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