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는 사람간의 관계이다.
관계가 바뀌면 사회는 변한다.
변하는 과정에서 갈등이 발생할 수 있다.
그래서 갈등의 조정이 중요하고 수용과 상호 이해 능력이 그 사회의 성숙 수준을 가늠한다.
참여정부 출범과 더불어 한국사회는 해방이후 반세기동안 구축되어왔던 기존의 주요 관계가 변화를 시작했다.
국가권력 주체가 보수적 주류에서 진보적 비주류로 이동하고 있으며, 정치적 구심점이 지역을 중심으로 하는 공간적 축에서 세대를 중시하는 시간적 축으로 전환하고 있다.
또한 가치관의 무게 중심이 획일성에서 다양성으로, 정책 방향이 수도권에서 지방 중심으로 옮겨가고 있다.
지난 달 5일 대구 엑스코에서도 하나의 변화가 시작됐다.
지역혁신발전 5개년 계획안에 대한 심의회의에서 일어난 현상이다.
향후 5년간 대구시와 경북도의 혁신과 발전을 위한 지역계획안에 대한 전문가들의 심도있는 논의의 장이었다.
'전략산업 선정에 문제가 있다', '비전은 있으나 각론이 미흡하다' '민간중심의 계획이 되어야 한다', '혁신주체들의 역량 강화 프로그램이 부족하다', '센터 건립 등 인프라 구축에 치중되었다', '농업 ·문화관광 등의 부문이 빠져 있다', '지방대학 육성 부문은 전면 재검토가 필요하다' '새로운 평가방식을 도입하자' 등의 구체적인 지적과 함께 '혁신과는 거리가 멀고, 차별성이 없으며, 세우지 않는 것보다 못하다'는 극단적인 비판도 제시되었다.
지역간, 관심 분야별, 주관적인 입장간, 기관단체별 등 참석한 주체들의 다양한 이해관계가 어느 정도는(?) 적나라하게 표출된 한마당이었다.
열린 마음(Open Mind)을 강조하면서도 집단적 이기주의도 엿보였다.
관계가 변하고 있다.
그동안 지역 주체들의 '자기 팔 자기 흔들기'에서 '산학연관 네트워크형' 으로의 변화이다.
변화 초기에는 혼란스럽고 난장판처럼 보일지 모르나, 이러한 과정이 지속적으로 일어난다면 협경(協競:경쟁속의 협력)을 통해 합리적이고 실질적인 공통분모를 쉽게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기존의 관계가 깨지는 아픔이 있어야 새로운 변화가 오는 것이 세상의 이치이다.
바람직한 변화의 시작을 함께 칭찬하고 격려하자.
이제 시간과 끊임없는 상호 소통이 필요하다.
그리고 우리 모두의 거버넌스적 리더십의 실천이 요구된다.
같은 코드를 지닌 사람들끼리 모여 갈등과 분열을 빚는 유유상종의'동이불화(同而不和)'가 아니라 서로 다른 뜻과 목적을 가진 사람들과도 조화와 협력을 이루어가는'화이부동(和而不同)'의 리더십이 필요하다.
앞으로 5년 아니 10년, 50년 후, 550만 시도민이 어떻게 살 것인지를 진정으로 생각하면서….
김지섭 경상북도 정책기획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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