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대 현역의원 헛공약 많다

입력 2004-03-05 11:35:16

17대 총선이 40여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16대 총선에서 당선된 의원들이 내세운 지역 공약사업의 상당수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사실은 대구 지역구 의원 11명의 지난 16대 총선 공약 이행여부를 4일 본사 취재팀이 대구시와 해당 구.군청 등을 통해 긴급 점검한 결과 드러났다.

점검 결과 의원들의 총선 공약은 대부분 해당 지방자치단체가 추진 중인 지역구 숙원사업을 무작위로 나열했거나 이미 지방비, 국비 사업 등으로 시행 중이거나 완료된 사업, 해당 국회의원 지역구와 무관하거나 지자체에서 취소한 사업을 공약한 경우가 많은 등 공약남발 사례가 심각했던 것으로 지적됐다.

헛공약 사례로는 명물골목 활성화 사업(중구 백승홍), A3비행장 및 미군기지 이전으로 인한 손실보전 및 정부교부금 확보(남구 현승일), 서부화물역 조기개통(서구 강재섭), 침산동 국제업무단지 조성(북갑 박승국), 경북대사대부고 칠곡 유치(북을 안택수), 낙동강변도로 건설(달서갑 박종근), 수성구 산업기반 고도화(수성을 윤영탁), 대구교도소 이전(달성 박근혜) 등으로 나타났다.

또 시가 추진 중인 사업이 해당의원의 공약으로 둔갑한 사례로는 달성 관광문화유적지 개발(박근혜)과 대구공항 국제화사업 및 대구선 이설사업(강신성일), 계명대 입주 벤처지원(현승일), 지하철연장구간완공(달서을 이해봉) 등이 지적됐다.

북구 여성복지회관 건립(박승국), 서구 공공도서관 건립(강재섭) 등은 16대 임기시작 전에 완료된 사업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해당지역구와 무관한 사업을 공약한 경우로는 안경특성화단지 조성(백승홍)이 지적됐고, 검단동 종합물류단지사업(안택수)은 이미 대구시가 방향을 선회해 사업을 포기한 사례로 조사됐다.

반면 의원 공약사업으로 실현됐거나 예산이 반영돼 추진 중인 사업으로는 △중구의 동성로 패션거리 조성을 위한 기반사업(백승홍) △동구 구민회관 신축(강신성일) △서구 소방도로 개설확대(강재섭) △북구 산격노인회관 건립(박승국), 매천로 무료화(안택수) △수성 문화체육관 건립(윤영탁) △ 달서 성서벤처단지조성(박종근), 고교신설 및 노인회관 건립(이해봉) △달성 군민종합운동장 건립(박근혜) 등 의원별로 5~16건의 공약 중 1~5건 정도에 불과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몇몇 의원의 경우 선거 때 공약은 해놓고 아예 무관심한 경우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대구 총선시민연대 관계자는 "국회의원들의 공약이행 실적을 일률적 잣대로 평가하기는 어렵지만 공약이행을 위해 의원들이 얼마만큼 실천적 노력을 했느냐에 따라 유권자들이 냉정한 판단을 내려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상곤기자 lees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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