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매기살 '허심청'

입력 2004-03-04 11:25:34

갈매기살. 갈매기살은 바다에 날아다니는 '갈매기'의 고기가 아니다. 돼지의 가로막(갈비뼈 횡경막)에 붙어 있는 살이다. 돼지 양쪽 옆구리에 가느다랗게 붙어 있는 갈매기살은 한 마리에서 한근 남짓밖에 나오지 않는 귀한 부위의 고기다. 이 갈매기살은 얇은 껍질로 뒤덮여 있는 근육질의 살코기로 돼지고기의 다른 부위와는 다르게 비계층이 거의 없다. 그래서 더 쫄깃쫄깃하고 담백한 맛이 나는 고기다. 대구 수성관광호텔과 목련시장 사이 불교한방병원 맞은편에 있는 '허심청'은 갈매기살 전문점이다.

갈매기살은 각종 양념과 과일, 그리고 한약재를 섞어 만든 것에 몇 시간 동안 잰 뒤, 구워먹는다. 신선도 유지를 위해 그날그날 양념해 내놓는다. 참숯으로 달궈진 불판 위에 고기를 얹어 굽는다. 담백하다. 부드럽고 쫀득거리는 맛이 일품이다. 시각적으로나 입 속에서 씹히는 맛으로나 마치 쇠고기를 먹는 듯한 기분이다. 돼지고기 특유의 냄새는 나지 않고 육즙이 고스란히 남아 있어 고기의 진맛을 느낄 수 있다. 그래서 갈매기살은 비계 때문에 돼지고기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도 별다른 거부감 없이 잘 먹는다. 값도 싸다. 쇠고기의 반값 정도면 된다. 3인분 6천원.

주변 음식은 푸짐하고 토속적이다. 녹두전을 비롯해 콩비지, 토란찌개, 우거지 등 한상 가득 올려진다. 한정식 밑반찬 같이 가짓수가 많다. 특히 콩비지는 두부 찌꺼기가 아닌 생콩을 갈아 만들어 구수한 맛을 더한다. 우거지는 토종 된장과 고추장으로 끓였다.

토속한정식과 누룽지정식도 괜찮다. 콩비지, 두부김치, 생선조림, 녹두전, 토란찜, 갓김치 등 토속적인 음식으로 차려 손님들로부터 인기다. 특히 누룽지밥은 찹쌀, 콩, 현미 등을 볶아 맷돌로 갈아 만든 숭늉으로 끓여 한층 더 구수하다.

주인 박위분씨는 "경기가 불황이라 가격은 낮추고 밑반찬엔 신경을 더 쓰고 있다."며 "가게 이름 그대로 허심청(虛心淸)처럼 운영을 한다."고 말했다.

문의: 053)782-5878.

최재수기자 biocho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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